[인터뷰] 이다윗 “하정우 선배 조언, 머리 한 대 맞은 느낌”

입력 2013-09-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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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다윗은 “경찰 총장 귀 속에 폭탄이 터질 때 나도 모르게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제가 지금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습니다.”

이 한마디로 하정우와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옴짝달싹도 못하게 한 인물이 있다. 배우 이다윗(20)이다. 그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에서 수화기를 통해 윤영화(하정우)에게 마포대교를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을 한다. 그는 경고를 무시한 윤영화의 귀에 폭파장치를 달았고 보란 듯이 마포대교를 붕괴시켜 공포감을 조성한다.

관객들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건의 결말과 폭탄 테러범은 누구일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결국 이다윗이 영화 말미에 등장해 테러범임이 밝혀진다. 영화 말미에 잠시 등장하는 그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과거 마포대교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이 같은 테러를 일으킨 소년의 슬픔과 간절함이 섞인 눈빛연기는 관객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남긴 이다윗을 직접 만났다. 이 영화의 최종병기라고 할 수 있는 키를 쥔 인물이었기에 다른 출연 배우들보다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은 답답했다고 한다.

“제 정체 자체가 스포일러잖아요.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어요. 친구들과 영화 포스터를 봐도 ‘저거 재미있겠다!’라고만 했죠. 하하하. 말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리기도 했어요.”

이다윗은 처음 수화기를 통해 하정우의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 연기까지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년남성의 목소리와는 적합하지 않아 영화에서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 역시 이 점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이다윗은 “목소리 연기에 끌려 참여하게 됐지만 아쉽게 할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다른 배우 분이 훨씬 훌륭하게 소화해주셨다. 더 멋진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다윗은 영화 끝에 하정우와 폭탄을 앞에 두고 치열한 혈투를 벌인다. 또 폭탄이 터져버려 기울어져버린 건물에서 와이어를 몸에 달고 하정우의 팔에 의지하는 힘든 연기를 펼친다.

“그 장면은 정말 어려웠어요. 수없이 찍었거든요. 와이어보다 높은 세트장에서 하정우 선배의 손을 계속 잡고 있으니까 손의 힘이 점점 빠지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악력이라도 키울 걸 그랬어요. (웃음)”


대선배 하정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영화 속에서는 하정우가 범인에게 당하지만 대본 리딩 현장에서는 이다윗이 하정우의 포스에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다윗은 하정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하정우 선배의 조언을 듣고 머리 한 대를 맞은 기분이었다”며 “내게 좋은 말을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대사를 끊임없이 읽으라고 하셨어요. 갑작스레 당황스런 순간이 와도 대사를 뱉을 수 있을 만큼 외우라고 하셨죠. 그 다음에 캐릭터의 감정을 넣어야 올바른 연기가 나온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사실 이게 연기의 기본인데 연기를 하다보면 잊어버릴 때가 있거든요. 정말 중요한 조언이었어요. 이런 말을 해주는 분은 선배가 처음이었어요.”

이다윗은 올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극영화학과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연기, 영화연출 등 영화에 관한 지식을 쌓고 싶다고 했다. 물론 대학교 MT도 가보고 싶고 조별과제를 핑계로 친구들과 밤새 놀고 싶다는 장난기 넘치는 욕심도 드러냈다.

“연애요? 당연히 해야죠.(웃음) 저는 첫 눈에 좋은 느낌이 오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이상형이에요.”

작품 활동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이다윗의 목표는 언제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려운 역할을 만났을 때 부담이 돼 포기도 하려고 했지만 선배 유해진의 “간단하게 생각하고 부딪혀라. 주저하지 말고 움직이고 도전해라”라는 말에 자극을 받았다.

“앞으로 제가 어떤 배우가 될지 궁금해요. 계속 한계에 부딪히며 흥미진진한 도전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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