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계범주(22)는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전부터 인디신에서 마니아 팬을 거느린 실력파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누소울(Nusoul)이란 예명으로 활동했다. 그 사이 싱글 ‘질릴만도한데’(2012)도 발표했다.
이후 2012년 방영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 톱12까지 오르며 인디신을 넘어 일반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지난 6월에는 싱글 ‘낯선 천장’ 발매하며 본격적인 가수 생활을 시작하는 한편 블락비, 레인보우, 뉴이스트, 애프터스쿨 등 국내 인기 가수 앨범의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뽐냈다.
그런 계범주가 다시 한 번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계범주는 ‘한 발짝 더 대중 곁으로, 확실히 이름을 알리자’라는 목표 아래 직접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한 앨범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27일 첫 번째 미니앨범 ‘섬싱 스페셜’(Something Special)을 발매하고 공연 중심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 홍대 브이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미니콘서트도 개최한다.
지난 앨범인 ‘낯선천장’이 남녀 사이에 있을 법한 일을 픽션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면 ‘섬싱 스페셜’은 2013년을 살고 있는 계범주와 그의 지인들의 이야기다.
“2013년을 살고 있는 계범주가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담겨 있어요.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죠. 누군가에는 특별한 사람인데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섬싱 스페셜’에는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 ‘섬싱 스페셜’과 ‘99%’, ‘Hello 난 범주야’ 등 총 6트랙으로 이뤄져 있다.
‘99%’는 ‘섬싱 스페셜’과 막판까지 타이틀 경쟁을 벌였던 곡이며 ‘Hello 난 범주야’는 계범주 설명서와 같은 노래다. ‘투스타’와 ‘빙글뱅글’은 래퍼 어글리덕과 함께 ‘슈스케’에 출연한 볼륨이 피처링을 참여했다.
“‘Hello 난 범주야’는 동생․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앨범 전체를 설명하는 트랙이기도 해요. 약할 수 있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죠.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주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섬싱 스페셜’은 펑키한 리듬과 유머러스한 가사가 눈에 띄는 곡이다. 래퍼 도끼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곡에 힘을 실었다. 이 곡은 지난해 처음 만들어졌지만 긴 회의와 수정을 통해 지금의 멜로디가 탄생했다.
고등학생 시절 음악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인디신에 뛰어들어 음악에 웃고 울던 그다. 음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에겐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며칠 밤을 지새우며 음악을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그런 지인들의 이야기를 멜로디로 표현하고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속마음을 가사로 표현한 ‘메시지’다.
이쯤 되니 이러한 음악과 지금의 계범주를 있게 한 ‘유일무이한 존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계범주의 앨범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한다. 그는 “혼자 앨범을 만들면 배가 산으로 가더라. 누군가와 의견을 공유하고 회의를 만드는 것이 내게 더 잘 맞는다”며 “다른 이들의 목소리나 도움을 통해 조금 더 탄탄하고 풍요로운 멜로디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피처링 작업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나 계범주는 블락비 지코, 팝타임(pop time), 기타리스트 요한을 최고의 파트너로 꼽았다. 그들은 각자의 앨범에 프로듀서와 디렉터, 코러스로 참여하며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계범주의 음악 역시 그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 네 사람은 활동하는 영역과 스타일, 장르가 다르지만 모두 프로듀싱을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가수로서 불안 요소를 늘 안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앨범 마스터링 끝내고 ‘오늘까지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악은 이정도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계범주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계범주의 음악에 있어서는 기죽지 않는 자신감이 있죠.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대중들이 제 음악을 많이 들어주는 날이 오겠죠? (웃음) 그렇게 믿고 있어요.”
앞으로 작업해 보고 싶은 뮤지션으로 밴드 넬을 꼽았다. 그는 “평소 넬을 좋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과 함께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께 ‘슈스케’에 참가했던 친구들 역시 계범주에겐 빼놓을 수 없는 인맥이다. 계범주는 “진짜 친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함께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도 자주 만난다”고 귀띔했다. 함께 만든 메시지창에 아침이면 수십 개의 메시지가 쌓이고 한 번 시작된 대화는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고. 이들은 서로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새 앨범이 나오면 앞장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슈스케’ 담당 PD가 뽑은 가장 사이좋은 시즌 멤버들로 손꼽을 정도로 그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것.
8년째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는 설명이 필요 없는 존재다. 중학교 동창으로 만나 지금까지 계범주의 곁에서 늘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 계범주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돈을 많이 벌고 싶기도 해요. 효도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거든요. (웃음) 성공하지 못하면 제 여자를 책임질 수 없잖아요. 그래서 더 음악을 열심히 하기도 하죠. 이번엔 꼭 차트 50위권 내에 들고 싶어요. 그럼 두 사람이 어디에서든 제 이름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럴 수 있겠죠?”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PJR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