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아줌마 같다 흉봐도 상관없어…폼 잡는 건 못하니까”

입력 2013-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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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은 스크린에서 변화무쌍하지만 실제 성격은 ‘유쾌, 상쾌, 통쾌’다. 28일 영화 ‘열한시’를 개봉하고 나면 동생과 함께 한 달 일정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28일 개봉 영화 ‘열한시’ 김옥빈

스포츠 클라이밍 빠지더니 한달간 배낭여행 채비
유쾌 발랄 자유로운 성격으로 촬영장 웃음 전도사
‘여고괴담4’ ‘박쥐’ 등 음울한 캐릭터와 완전 딴판
합기도·태권도 유단자…“액션영화도 자신있어요”


혹시 올해 겨울 서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현지에서 배낭을 메고 여행 중인 배우 김옥빈(26)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연말부터 내년 1월 말까지, 한 달 동안 프랑스를 포함해 6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김옥빈의 동행자는 대학생인 그의 여동생. “방학을 맞는 동생과 오랫동안 벼르던 서유럽 여행을 드디어 떠난다”는 그는 “하필 성수기라 숙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울상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살아가는 숱한 여배우 가운데 김옥빈은 자신의 삶을 비교적 자유롭게 즐기는 편에 속한다. “아마도 시골 감성이 있어서 그런가보다”고 그는 말했다. 고향인 전라남도 광양을 지칭한 말이다.

얼마 전까진 김옥빈은 스포츠 클라이밍에 빠져 살았다. 실내 암벽등반의 매력은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일주일에 3일씩 몰두했다. 아무 생각 없이 위로 또 위로 오르는 그 운동을 평생 하며 살 줄 알았다.(웃음)”

하나에만 집중하면 부작용도 생긴다. 맨손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면서 양 손엔 굳은살이 붙기 시작했다. 어깨도 넓어졌다. “어깨 좁은 사람들이 하면 효과를 볼 만한 운동 같다”고 웃던 그는 “이젠 쉬는 날 등산 가는 걸로 운동을 대신한다”고 했다.

웃음 많은 실제의 모습과 달리 영화에서 김옥빈은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인물을 주로 연기해왔다. 데뷔작 ‘여고괴담4’부터 ‘박쥐’, ‘시체가 돌아왔다’를 거쳐 28일 개봉하는 ‘열한시’(감독 김현석)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연기였다.

‘열한시’는 과거와 미래를 단 하루씩만 오갈 수 있는 타임슬립을 개발한 과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다. 김옥빈은 극한의 상황에서 냉정을 잃지 않는 연구원 영은 역. 어두운 설정과 달리 촬영장은 웃음이 가득했다. 덕분에 김옥빈은 “지금껏 해온 작품 중 가장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영화”로 ‘열한시’를 기억하고 있다.

“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모두 모인 뒤풀이에서 감독님 볼에 키스했다. 하하! 어려운 작업이 완성된 것에 대한 감격이었다. 내가 수다쟁이 같다는 생각도 했다. 촬영장 여기저기 참견도 많이 했으니까. 정말 아줌마였다, 아줌마!”

낯가림이 없는 성격 덕분에 김옥빈의 친화력은 남다르다.

“작품이 끝나면 같이 했던 배우들은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하고, 보고 싶어질 때가 많다. 그러면 전화를 걸고 ‘나만 보고 싶은 거냐’고 따져 묻기도 한다.(웃음) 상대방은 민망해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칼과 꽃’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민수의 콘서트에는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을 모조리 끌고 가기도 했다. “혼자라도 가겠다고 선언하니까 몇 명이 동행했다”고 털어놓던 그는 “여배우답게 폼 잡는 걸 원래 못하는데, 어쩌면 그것도 문제는 문제인 것 같다”며 웃었다.

김옥빈은 “뜨거운 여름에 열심히 일하고 추워지면 휴가를 떠나는 식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배낭여행은 그 시작이다. 돌아와선 다시 일이다. 당장 내년 2월 영화 ‘소수의견’으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후 여름까지 쉼 없이 내달릴 생각이다.

“할리우드 배우 조디 포스터를 좋아한다. 그의 연기처럼, 섬뜩한 스릴러 장르 한 편쯤 하고 싶다. 물론, 액션영화도 자신 있다.”

한동안 잊혀진 사실이지만 김옥빈은 합기도와 태권도 유단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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