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god, 지나, 엑소, NS윤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은 세월호 참사 이후 활동에 나서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싸이더스HQ·SM엔터테인먼트·JTM엔터테인먼트
인피니트, 뮤비 물속 장면 삭제
거미는 아예 폐기…복귀 연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휴업’했던 가요계가 재가동하면서 다양한 뒷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컴백을 미뤘거나 활동을 일시 중단한 가수들은 활동에 앞서 혹시라도 희생자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거나 애도 분위기를 해치는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5월 컴백이 예정된 그룹 인피니트는 이미 완성된 뮤직비디오의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재촬영했다. 세월호 사고 이전 뮤직비디오 작업을 끝내고 공개를 앞뒀지만, 한 출연자의 물 속 입수 장면이 마음에 걸렸다. 해당 장면을 대체하기 위해 ‘평범하게’ 다시 촬영했다.
5월 초 컴백을 추진했던 가수 거미도 마찬가지. 3월 이미 뮤직비디오를 완성했지만 아예 이를 폐기하기로 했다. 이미 완성한 뮤직비디오에는 수중 장면과 함께 버려진 마네킹이 등장한다.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기획으로 다시 촬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컴백도 6월 중순으로 미뤘다.
다른 가수들도 뮤직비디오나 노래 제목, 노랫말로 상처가 되지 않을까 점검하면서 컴백과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예쁜 속옷’이란 노래를 연기 3주 만인 12일 발표하는 지나 측 관계자는 “‘예쁜 속옷’은 사랑에 빠진 여성의 두근거림을 노래하고 있지만, 노래 제목이 애도 분위기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출시 여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4월 초 섹시 콘셉트의 ‘야시시’란 노래로 활동에 나섰던 NS윤지는 활동을 재개하면서 차분한 분위기의 ‘이프 아이 러브 유’로 바꾸기도 했다.
애초 4월21일 미니앨범을 내려던 엑소는 6월 해외투어를 고려해 일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7일 미니앨범을 냈다. 마침 8일부터 음악방송이 재개되면서 엑소는 방송 활동도 함께 시작하게 됐다. 12년 만에 원년 멤버로 재결성한 god도 6월 앨범과 공연을 함께 계획했다 세월호 참사로 8일 싱글을 먼저 내기로 하고 앨범은 한 달 늦췄다. 이에 따라 엑소, 백지영, 정기고 등 ‘음원강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