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사측 중징계에 강력 대응 시사 “무효화 투쟁 나설 것”

사진｜MBC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이하 MBC 노조)가 사측의 징계에 철회를 요구했다.

MBC 노조는 10일 ‘시대착오적 양심 징계를 철회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측이 권성민 PD와 신지영 기자 등에 내린 징계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회사가 결국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다”고 서두를 뗀 뒤 이날 사측이 ‘MBC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실명 사죄글을 온라인상에 올린 권 PD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한 것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메신저 채팅창에 유가족 폄훼 리포트 기사를 올린 신 기자에게 내린 정직 1개월 징계 확정도 다뤘다.

먼저 노조 측은 “권 PD는 오보와 누락에 유족 폄훼까지 이르렀던 세월호 보도 참사를 경영진 대신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사측은 그 충정과 진정성을 무시하고 일부 표현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내렸다”며 “지금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해사 행위를 하는 자’는 권 PD가 아니라 사과 대신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경영진”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신지영 기자가 받은 징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몇 시간 뒤 방송될 논평 성격의 기사 초고가 ‘비밀’에 해당하는 지와 입사 동기들과 공유한 것이 ‘외부 유출’ 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모바일 메신저 내 대화 내용을 징계하겠다는 것은 몰이해와 독재적 발상이 결합된 군사정권식의 탄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회사가 입사 동기들의 채팅창에서 있었던 대화 내용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사찰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경고했지만 회사는 듣지 않았다”며 “이제 사측의 부당 징계의 전모를 밝혀내고, 무효화시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다음은 MBC 노조의 입장 전문>

회사가 결국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다. 사측은 오늘,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실명 사죄글을 인터넷에 올린 권성민 PD에 대해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또, 유가족 폄훼 리포트 기사를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려 우려를 표명한 신지영 기자에 대한 재심에서도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확정했다. 한마디로 시대착오적 인사권 남용이자 민주적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도발이다.

우리는 거듭 주장해 왔다. 권PD는 오보와 누락에, 유족 폄훼까지 이르렀던 세월호 보도 참사를 경영진 대신 사과했고, MBC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충언(忠言)이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그 충정과 진정성을 무시하고, 일부 표현을 문제삼아 중징계를 내렸다. 권PD가 지적한 ‘MBC의 비정상’에 대한 반성과 고민은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지금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해사 행위를 하는 자’는 권PD가 아니라 사과 대신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경영진이다.

권PD에 대한 징계는 무엇보다 개인의 양심에 대한 탄압이라는 점에서 반민주적이다. 입사 3년차의 젊은 예능 PD를 억압해 회사가 얻으려는 것은 ‘공포를 통한 침묵’이겠지만, 구성원들의 양심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예능 PD 48명이 그리고 PD협회 소속 PD 172명이 이름을 걸고 사측의 폭거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신지영 기자에 대한 징계 또한 문제투성이다. 우선 몇 시간 뒤 방송될 논평 성격의 기사 초고가 ‘비밀’에 해당되는지, 입사 동기들과 공유한 것이 ‘외부유출’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서의 대화 내용을 징계하겠다는 것은 몰이해와 독재적 발상이 결합된 그야말로 군사정권식의 탄압이다.

오히려 회사는 입사 동기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있었던 개인간의 대화 내용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그 ‘사찰’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또 입수경로를 밝히지 않고 회사 구성원 전체가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에 사인간의 대화 내용을 버젓이 올린 박상후 전국부장의 행위를 처벌해야 마땅하다.

조합은 여러 차례에 걸쳐 경고했지만 회사는 듣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사측의 부당 징계의 전모를 밝혀내고, 무효화시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징계의 폭력으로 입을 막고 진실을 가리려는 회사의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 보도 참사’의 진상은 결국 밝혀질 것이다. 유가족 폄훼 모욕 보도와 막말을 옹호하고 감싸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철저하게 탄압하고 징계하는 MBC의 비정상적인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몫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