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넥스트 콘서트, 되새긴 ‘민물장어의 꿈’ 그리고 그에게 고한 ‘안녕’

입력 2014-12-28 0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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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와 뜻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 숨 쉬었다.

2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는 넥스트의 신구멤버가 총출동한 ‘2014 N.EX.T 콘서트 민물장어의 꿈’이 열렸다.

총 3부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의 1부에서는 넥스트의 초창기부터 1997년 해체를 선언할 때까지 팀의 주축을 이뤘던 김세황과 김영석, 이수용, 지현수가 연주를 맡았고 신성우와 이수, 홍경민, 김진표가 보컬로 ‘Lazenca Save Us’, ‘The Dreamer’, ‘Money’, ‘Komerican Blues’를 선보였다.

이중 홍경민과 함께 ‘Komerican Blues’를 부른 김진표는 이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랩을 선보이기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2부는 2002년 넥스트가 재결성될 당시 멤버였던 데빈, 쌩, 쭈니, 김동혁이 연주를 맡았고, 김원준, 지우(에메랄드캐슬), 김성면(K2), 변재원, 안흥찬(크래쉬)가 가창자로 나서 1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했다.

3부에는 ‘넥스트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으로 현재 넥스트를 이끌고 있는 이현섭, 정기송, 노종현, 제이드, 신지, 김구호가 등장했다.

넥스트 콘서트, 사진|KCA엔터테인먼트


앞선 1, 2부가 고인에 대한 추모의 성격이 강했다면, 3부는 신해철이 떠난 이후 넥스트의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에 가까웠다.

‘I Want It All’로 시작된 3부 공연은 ‘해에게서 소년에게’, ‘Here I Stand For You’, ‘날아라 병아리’ 등 넥스트의 노래와 ‘단 하나의 약속’, ‘일상으로의 초대’, ‘안녕’, ‘재즈카페’ 등 신해철의 솔로곡으로 꾸며졌고, 고인의 사촌동생이자 피아니스트인 신지의 건반에 맞춰 ‘일상으로의 초대’를 부르던 이현섭은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약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의 공연은 고인의 추모곡이 된 ‘민물장어의 꿈’의 영상과 넥스트 3집 수록곡 ‘HOPE’, 그리고 ‘신해철’이란 이름을 세상에 알린 ‘그대에게’를 끝으로 모든 노래를 마무리했다.

신해철이 곧 넥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넥스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이날 콘서트는 다소 허전함이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그를 기리고 추모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상당수의 노래들에 다른 보컬 없이 신해철의 생전 목소리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직까지 그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기는 힘들다는 뜻으로도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넥스트 콘서트, 사진|KCA엔터테인먼트


그렇지만 순수하게 ‘넥스트 콘서트’라는 점에만 집중하면 콘서트 자체는 성공적이라고 평하기 충분했다.

신성우를 시작으로 이수, 홍경민, 김진표, 김원준, 지우, 김성면, 변재원, 안흥찬 등이 나선 1부와 2부 무대는 각 보컬의 스타일에 따라 락앤롤부터 발라드, 헤비메탈, 팝, 랩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이어져 새로운 넥스트의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이제부터 넥스트의 프론트맨이 된 이현섭은 힘이 넘치는 고음을 내세워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연출해 이후 넥스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시했다.

더불어 이날 공연은 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공연임과 동시에 그와의 ‘안녕’을 고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현섭은 “언젠가 해철이형 앞에서 음악을 하기 힘들다며 펑펑 운 적이 있다. 그렇게 말한 게 그때가 세 번째였는데, 두 번째 까지는 다독여주던 형이 ‘징징대지 마라. 운다고 뭐가 해결 되냐’라고 야단을 쳤다”라는 신해철과의 일화를 밝히며, “우리도 이제 그만 징징대고 형 없이도 잘 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부른 노래가 바로 ‘안녕’이었다는 점은 이날 콘서트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이었다.

물론 이 ‘안녕’이 신해철을 잊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현섭은 ‘안녕’의 무대를 마친 후 “노래와 함께 해철이 형은 영원히 가슴속에 살아있을 거다”라고 ‘N.EX,T Forever’의 의미를 되새겼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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