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 마을’에 체험관 추진…가난까지 상품화하나 논란

입력 2015-07-13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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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 마을’에 체험관 추진…가난까지 상품화하나 논란

'가난까지 상품화'

인천 동구청이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에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괭이부리 마을’은 소설가 김중미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곳에는 6·25전쟁 직후부터 피란민들이 허름한 판잣집을 짓고 모여 살았다.

12일 동구청은 “최근 진행 중인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따라 이곳의 모습도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측면에서 옛 생활 체험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주민들이 모임 장소 등으로 쓰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의 일부를 고쳐 37㎡ 넓이의 숙박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흑백 TV·요강·다듬이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생활물품들을 갖춰놓기로 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와서 1만원을 내면 하루를 잘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체험관 추진에 주민들은 “구청이 가난을 상품화해서 쪽방촌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겠다는 얘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요즘 들어 외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 다툼도 생긴다”며 “가난하게 살면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하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인근에 먼저 생긴 달동네박물관과 연계해 사람들이 체험코스로 이용하도록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가난까지 상품화하는 것이 아니냐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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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뉴스 캡처, 가난까지 상품화 가난까지 상품화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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