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소리 질러!’ 13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린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하하, 박명수와 아이유, 정형돈과 밴드 혁오의 오혁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왼쪽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노래 완성도 위해 멤버들 치열한 고민
‘스포일러’ 제로…팬들 깊은 애정 증명
앨범 1차예약판매 매진…파괴력 주목
MBC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막바지 더위가 한창이던 13일 강원도 평창을 뜨겁게 달궜다. 3개월간 무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린 ‘무한도전’ 멤버들과 가수들의 합동 무대는 장시간 기다림에 지친 4만여 관객의 지루함을 날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올해는 강원도 평창으로 무대를 확대이전하며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에 대한 관심까지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또 시청자와 쌓은 신뢰로 여러 의미를 남기며 그 열정과 감동의 여운을 22일 본 방송까지 이어갈 기세다.
● 상호 배려와 신뢰는 컸다
녹화가 끝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한 공연 목격담 등 스포일러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의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물론 공연 당일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제지하는 경호 인력이 배치됐고, 정형돈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관객을 향해 “무대는 동영상에 담지 말고 가슴에 담자”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시청자 사이에 그동안 쌓인 깊은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안전제일’을 강조한 제작진의 시청자와 관객을 위한 배려도 빛을 발했다. 여러 차례 시설 점검과 공연장 안전 여부를 확인한 준비가 돋보인다. 제작진은 공연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공식 SNS를 통해 준비 과정을 세세히 전했다. 당일에는 입장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릴 관객을 위해 티켓 소진 상황 등을 알리기도 했다. 공연 뒤 현장 쓰레기 더미를 정리하면서 ‘무한도전’답게 마무리하기도 했다.
● 음악에 대한 ‘진정성’
‘무한도전’은 이번 가요제를 준비하면서 유독 많은 분량을 출연진과 가수들의 협업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7월4일 멤버들과 가수들의 첫 만남을 그린 ‘가면무도회’를 시작으로 8일 가요제 중간점검까지 총 6주간 보여준 것은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였다.
특히 7월25일 방송된 ‘가요제 긴급 총회’에서는 음악적 취향이 다른 멤버와 가수들이 이견을 해소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일렉트로닉댄스 뮤직과 서정적인 음악 사이에서 ‘갈등’을 빚은 아이유와 박명수는 멤버들의 투표에 결정을 맡기기도 했다. 단순히 웃음을 주기 위한 설정만이 아닌 완성도 높은 노래와 무대를 위한 치열한 고민의 과정이었고, ‘무한도전 가요제’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진정성을 높였다.
● 이번에도 음원 차트 올킬? 가요계 촉각
이제 관심은 22일 본 방송 이후 공개될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의 파급력에 쏠리고 있다. 앞서 8일 진행된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앨범 1차 예약 판매는 1만5000장이 모두 매진됐고, 17일 2차 예약 판매를 앞두고 있다.
2년 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매회 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한 가운데 올해는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 아이유, 박진영, 자이언티 등 각자의 이름을 내건 앨범으로 이미 차트 상위권에 오른 가수들이 많아 이들이 ‘무한도전’과 만들어낼 상승효과에 가요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기간을 피해 음반을 내거나 활동 기간을 조정하는 가수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요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올해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제작진과 방송사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