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보다 ‘윤민수’ 혹은 ‘손민수’로 더 많이 불리는 연기자가 있다. 배우 윤지원(22).

윤지원은 2013년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 심하나(김향기) 언니 심하윤으로 데뷔한 후 같은 해 MBC 드라마 페스티벌 ‘아프리카에서 살아남는 법’에 출연, 2014년에는 뮤지컬 ‘빨래’를 통해 무대에도 올랐다.

그는 최근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김고은)을 따라하는 학생 손민수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의 줄임말, 웹툰 ‘치즈인더트랩’ 드라마 제작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웹툰의 열혈 팬)였던 윤지원이 모순되게도 드라마 ‘치인트’를 통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가 분한 손민수는 자존감이 낮아 홍설의 모든 것을 부러워하고 그녀를 따라하며 가짜 홍설 일명 ‘짭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문제는 뻔뻔하다는 것이다. 원작 웹툰에서도 독자들의 미움을 받는 캐릭터였던 손민수는 윤지원으로 인해 더 강력해진 발암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윤지원은 자신이 분한 손민수에 무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오디션 대본에도 ‘손설’(손민수+홍설)을 가득 적어갔을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손민수는 나쁜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민수를 미워하면서도 분명히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봅니다. 자존감이 낮고 부족한 면이 많은 친구잖아요. 안쓰럽죠. 홍설에 대한 사랑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뿐이에요. 오디션 대본에 ‘손설’이라고 적은 건 왠지 민수는 홍설의 이름까지도 부러워할 거 같아서였어요.”


실제 윤지원은 손민수와 전혀 달리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하고 팀 과제도 열심히 하는 대학생이다. 그는 “‘치즈인더트랩’ 때문에 학교 친구들이 팀에 안 껴줄까봐 걱정이다. 나는 진짜 열심히 과제를 한다”며 “이번에도 촬영하면서 틈틈이 필요한 자료를 보냈다”고 힘주어 성실한 면을 강조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손민수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댓글에는 묘하게 기분이 안 좋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아 보는 게 처음이라 좋지 않은 댓글을 보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모든 사람들의 말을 다 듣기는 힘들잖아요. 그래도 웃겼던 악플도 있죠. 캐스팅되고 ‘딱 손민수 같이 생겼네’라는 글이요. 묘하게 기분이 나빴어요. 전 민수를 사랑하는데 참...(웃음)”

손민수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윤지원은 “올해 목표가 내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라며 “뮤지컬 ‘빨래’를 했을 때 실력이 부족해서 솔직히 욕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치즈인더트랩’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공무원 같이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