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비하인드 스토리… 가로X세로 3.5미터 작은 방의 비밀

입력 2016-02-23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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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룸’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룸’은 7년간의 감금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을 얻은 24살의 엄마 '조이'와 작은방 한 칸이 세상의 전부였던 5살 아이 '잭'이 펼치는 진짜 세상을 향한 탈출을 그린 감동 실화 드라마. ‘조이’에게 지옥 같았던 감옥이자, 5살 아이 ‘잭’에게는 세상의 전부였던 가로X세로 3.5미터의 작은 방이 어떻게 영화에서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는지 알 수 있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돼 눈길을 끈다.

보통의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작은 방은 화장실과의 구분도 없는 원룸 형태였고, 제작진은 이를 실감나게 재현해 카메라에 담아내야 했다. 이 방은 엄마 ‘조이’에게는 7년간의 감금으로 인해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끔찍한 곳이지만, 5살 아이 ‘잭’에게는 엄마와 함께 하는 가장 행복하고, 세상의 전부였던 곳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대비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촬영 감독과 미술 감독은 머리를 맞대어 고민했다.

우선 미술 감독인 에단 톱만은 보다 현실감 있는 작은 방을 표현하기 위해 ‘조이’를 납치한 ‘닉’의 금전적 상황이나 좁은 세트장의 특성 등 다방면의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작은 방의 내장 재료로 저렴한 조립식 타일을 활용했으며, 후에는 그 타일을 떼어서 조명을 가리는데 쓰기도 했다. 또한 7년 동안의 세월을 지내온 빛 바랜 벽을 만들기 위해 벽에 탈색, 변색, 먼지 등을 더하여 영화의 사실감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전작 ‘킹스 스피치’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되며 실력을 인정받은 촬영 감독 대니 코헨의 노력도 돋보인다. 그는 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장면에서 핸드헬드 기법을 이용해 활기찬 ‘잭’의 느낌을 살렸고, 침대 협탁의 작은 형광등, 천정의 빛 등 자연조명만 존재했던 작은 방의 조립식 타일 사이로 다양한 조명을 설치하여 '잭'에게는 놀랍도록 넓은 방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현실감 있는 모습을 위한 기술적인 노력들뿐만 아니라 ‘조이’와 ‘잭’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작은 방의 분위기를 형성하려는 노력도 끊이지 않았다. 제작진들은 작은 방을 판타지적인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믿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미술 감독 에단 톱만은 감옥, 홀로코스트, 영화의 실제 사건인 오스트리아 엘리자베스 사건의 실제 감금 장소 등을 조사하는 열정을 더했다. 또한 천정의 빛 구멍, 문 등을 아이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의 그래픽으로 작업하여 동화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렇듯 섬세한 디자인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촬영으로 표현된 작은 방의 모습은 영화 ‘룸’에 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한편 영화 ‘룸’은 오는 3월 3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김미혜 기자 roseli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영화사 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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