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빨로맨스’에서 류준열이 분한 IT천재 제수호는 천재적인 두뇌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 게임회사 대표지만 이성적인 탓에 유하지 못한 인간관계를 지닌 인물이다. 하지만 기존 드라마들에서 볼 수 있는 냉철한 천재 캐릭터와는 달리 제수호는 귀엽다.
제수호의 본 적 없던 애교를 끌어낸 사람은 미신 맹신녀 심보늬(황정음)다. 그동안 감성을 자극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한 탓에 세상은 제수호를 이성적인 사람으로만 재단했지만 심보늬(황정음)를 만난 이후 제수호의 이성은 마비됐다. 혼자 심보늬를 떠올리다 헤벌쭉 웃거나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어쩔 줄 몰라한다. ‘버그는 잡아야 제 맛’이라고 말하는 IT천재였지만 심보늬라는 버그 앞에서는 망설이고 ‘나를 좋아해 달라’고 어리광을 부린다. 그리고 잠옷은 제수호가 심보늬와 직장 상사관계가 아닌 남녀관계로 소통하는 거의 대부분의 순간을 함께 한다.
이에 대해 류준열 측은 동아닷컴에 “잠옷은 집에 오면 무장해제되는 제수호의 순수한 모습을 대변하는 아이템”이라며 “제수호는 게임, 일밖에 모르는 인물이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패션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제수호 패션과 관련된 비화를 전했다.

배우 류준열,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류준열은 ‘운빨로맨스’를 통해 로코왕자 자리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앞서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 김정환 역으로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물론 김정환이 덕선이(혜리)를 짝사랑하는 데 그치며 류준열의 로맨스 연기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말 대신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는 류준열 특유의 담담한 연기가 로코 남자주인공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운빨 로맨스’ 속 류준열의 연기도 보기에 편안하다.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담백하다. 류준열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운빨로맨스’를 단순한 IT천재의 모태솔로 탈출기가 아닌 사람 냄새나는 드라마로 만든다. 그래서일까? 심보늬와 연애를 시작하려는 제수호 그리고 그런 제수호에게 완벽 빙의한 류준열. 그에게 요즘 가장 잘 어울리는 패션은 제수호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잠옷'이 아닐까싶다.
류준열의 활약이 돋보이는 ‘운빨로맨스’ 11회는 오는 29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방송캡처·동아닷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