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안투라지’, tvN의 거만함이 만든 최악의 드라마

입력 2016-11-14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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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투라지’ tvN의 거만함이 만들어 낸 최악의 드라마

tvN 금토 드라마 ‘안투라지’가 방송 전 기대와는 달리 끝없는 굴욕을 겪고 있다. 10주년 시상식 때 대박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라며 배우부터 관계자들까지 설레발치더니 꼴이 말이 아니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안투라지’ 4회는 0.7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장르 순위 역시 방송 초반 2위로 시작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종합 순위 역시 58위로 떨어지는 등 충격적인 성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안투라지’의 처참한 기록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조진웅, 서강준, 이광수, 이동휘, 박정민 등 내로라하는 주연 배우들의 모인 것은 물론 지금까지 하정우, 이준익, 박찬욱, 김태리, 이태임, 클라라 등 카메오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안투라지’는 영빈(서강준)의 영화 ‘왜란 종결자’ 캐스팅 난항을 소재로 다뤄 드이어 이야기 다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왜 ‘안투라지’는 ‘비호감 드라마’가 되고 말았을까.

그동안 tvN은 ‘막돼먹은 영애 씨’, ‘미생’, ‘시그널’ 등 고퀄리티 드라마로 지상파를 위협해 왔다. 또한 tvN 드라마는 고현정, 김혜수, 최지우, 전도연 등스타 배우들을 출연시켜 막강한 섭외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런 면에서 ‘안투라지’는 지금까지 tvN이 쌓아온 노하우를 한꺼번에 쏟은 작품이다. 물량으로 보나 그림으로 보나 0%대 시청률이 나올 거라고 예상할 수 없던 작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투라지’에는 그동안 방영된 tvN 드라마와는 달리 결정적인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 바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 소재부터가 시청자들과 거리가 있는 연예계의 일을 다루고 있으며 ‘안투라지’ 원작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비키니 파티 등 자극적인 요소가 초반에 등장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재부터가 원체 낯선데다가 이를 풀어내는 방식부터가 tvN스럽지 못했다. 당연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앞서 tvN에서 방송됐던 ‘미생’이나 ‘막돼먹은 영애 씨’, ‘시그널’, ‘나인’ 등을 떠올려 보라. 때로는 무전기로 과거와 미래의 형사들이 소통하거나 9개의 향을 피워 시간여행을 하는 비현실적인 소재들이 쓰였어도 이런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다.

어쩌면 ‘안투라지’는 ‘지상파보다 나은 케이블 드라마’라는 대중의 찬사에 거만해진 tvN이 낳은 괴물일지도 모른다.

사진 | CJ E&M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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