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제작사 “한재림 감독 소송 기각 대단히 아쉬워” [공식입장]

입력 2016-11-17 2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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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한재림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본소)와 한재림 감독이 주피터필름을 상대로 제기한 추가적인 흥행성공보수금 청구(반소) 모두가 기각된 것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주피터필름 측은 17일 공식입장을 통해 “영화제작에 있어서 예산 및 일정 준수가 감독의 계약상 의무임이 명확하고, 감독이 이를 위반하여 제작사에 초과 제작비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자료를 통해 이를 입증하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나 재판부는 감독이 자신의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고 보아 주피터필름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판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이번 소송을 계기로 향후 영화제작에 있어 예산과 일정 수립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감독과의 계약 관계상 책임과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건전하고 선진화된 영화제작 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 등에 비춰 보면 한 감독이 감독 고용계약에 의한 의무를 위반해 영화의 촬영 일정이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 한 감독은 주피터필름에 대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면서 1심과 같이 주피터필름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하 ‘관상’ 제작사 주피터필름의 항소심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

서울고등법원(제8민사부)은 2016. 11. 17. 영화 ‘관상’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한재림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본소)와 한재림 감독이 주피터필름을 상대로 제기한 추가적인 흥행성공보수금 청구(반소) 모두를 기각하였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항소심 법원에서 주피터필름의 한재림 감독에 대한 약 1억 8천만원의 흥행성공보수금 지급 의무를 인정한 것으로 기재하고 있으나, 주피터필름이 법원에 공탁해두었던 흥행성공보수금 약 1억 8천만원은 1심 판결에 따라 지난 3월 7일 주피터필름이 그 지급을 이미 완료하였고, 이번 항소심에서 다투어진 사안이 아닙니다. 한재림 감독은 이미 지급받은 약 1억 8천만원에 더하여 추가적인 흥행성공보수금 약 5천만원을 청구한 것이고, 항소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피터필름은 한재림 감독을 상대로 감독고용계약에서 정한 예산 및 일정 준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제작사에 초과 제작비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본 소송은 주피터필름과 같은 영화 제작사들이 그 존폐를 걸고 진행하는 영화제작 사업에 있어서 제작비나 흥행 실패에 대한 어떠한 금전적인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 영화감독이 ‘예술성’ ‘작품성’이라는 가면을 쓴 채 제작사와의 약속된 계약을 벗어나 개인의 창작욕을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한국 영화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건전한 한국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자 진행한 것입니다.

소송 과정에서 주피터필름은 영화제작에 있어서 예산 및 일정 준수가 감독의 계약상 의무임이 명확하고, 감독이 이를 위반하여 제작사에 초과 제작비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자료를 통해 이를 입증하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나, 재판부는 감독이 자신의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고 보아 주피터필름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한국 영화계에서 ‘계약서’가 당연히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여 감독과 제작사의 관계를 정립하고, 상생하는 영화 제작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본 소송을 진행한 주피터필름의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 결과가 대단히 아쉽습니다.

영화제작이라는 작업이 고도의 예술적인 창작행위임은 분명하나 영화감독은 그러한 예술적 창작을 수행해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약속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계약상의 엄격한 의무를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누구나 계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예술가라고 하더라도 그 예술적 성취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예술성이라는 미명 하에 자기 멋대로 영화를 촬영하다가 예산초과가 과다하여 결국 영화가 완성되지 못하거나 미흡하게 마무리되는 일도 벌어지는 것이 한국 영화계의 현실입니다. 영화는 감독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 출연하는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 촬영, 조명, 미술, 분장 등 각 분야를 책임 있게 수행하는 제작진과 전체 스태프, 투자자 등 모든 관계자들의 협업이자 공동 작품입니다.

영화감독은 영화가 대중들 앞에 성공적으로 상영될 수 있도록 정해진 예산과 일정이라는 한계 내에서 최대한의 창작성과 예술성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존경을 받는 것입니다.

주피터필름은 비록 본 소송에서는 입증 부족으로 인해 목적에 부합하는 판단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이번 소송을 계기로 향후 영화제작에 있어 예산과 일정 수립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감독과의 계약 관계상 책임과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건전하고 선진화된 영화제작 환경을 조성해 나가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영화계에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번 문제 제기를 통해 제작사와 감독이 서로에 대한 계약과 약속을 준수하며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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