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마스터’ 인터뷰에서 “평소 금융사기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 ‘마스터’ 시나리오가 쉽게 읽히더라”며 “한두번 읽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도 재밌었고 톤도 마음에 들더라. 통쾌한 지점도 있고 무엇보다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이 연출을 한다고 하니까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했다. 템포가 빠르고 경쾌한 연출자니까”라고 덧붙였다.
강동원은 시나리오의 첫인상과 완성본이 남긴 느낌이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톤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첫인상과 비슷했다. 기분 좋았다. ‘마스터’를 통해 정의 실천을 할 수 있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엔딩 장면에서 내가 그렇게 웃고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의석 감독이 연출한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 강동원은 극 중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재명을 연기했다.
김재명은 사법고시까지 패스한 엘리트 중에 엘리트 형사로 범죄 조직뿐 아니라 그들의 배후 세력까지 모조리 뿌리 뽑으려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정의로움’으로 똘똘 뭉친, 어쩌면 조금은 단조롭고 재미없을 수도 있는 캐릭터. 욕 한마디 하는 법이 없고 발목 잡힐 비리도 없다. 그간 영화에서 그려온 형사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심지어 “이번 사건 완벽하게 마무리해서 썩어버린 머리 잘라낸다” “대한민국에 저 같은 미친놈 한 명 있어야죠” 등 자칫 오그라들 수 있는 말을 일상처럼 내뱉는다.
강동원은 “바른 이미지라 좋았다. 하지만 입체감이 없어서 캐릭터의 매력도가 떨어질까봐 우려했다. ‘마스터’는 김재명이 이끄는 영화인데 그의 매력도가 떨어지면 관객들이 감정 이입하기 힘들테니까”라고 털어놨다. 그는 “매력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공법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짓은 하지 않았다. 최대한 바르고, 정감 넘치는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리고 많이 비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사의 톤 조절에 대해서는 “힘들었다. 구어체보다 문어체가 많아서 대사하기 힘들더라. 대사 양도 많은데다 여기에 정보와 감정까지 다 전달해야했다. 하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병헌과의 호흡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동원은 “이병헌 선배와는 경찰과 범인의 관계다 보니 영화에서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짧게 찍어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더 길게 호흡하는 작품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