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전제작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사진제공|SBS
2017년 중국 동시방송을 겨냥한 사전제작 드라마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전제작은 중국의 높은 심의 장벽을 넘어 현지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면서 현지 누리꾼 사이에 횡행하는 불법다운로드 행태를 막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태양의 후예’를 포함해 ‘함부로 애틋하게’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안투라지’ 등이 동시방송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닥쳐온 중국의 ‘한한령’ 위기에 맞닥뜨리면서 현지 동시방송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중국 동시방송을 위해 사전제작했거나 제작 중인 드라마는 26일 첫 방송하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를 비롯해 5월 MBC ‘왕은 사랑한다’와 ‘군주: 가면의 주인’(군주), SBS ‘엽기적인 그녀’, 9월 케이블채널 tvN ‘하백의 신부’와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동시방송을 확정한 드라마는 한 편도 없다.
이 가운데 ‘사임당’은 지난해 6월 촬영을 마쳤지만 방송 일주일을 앞둔 18일 현재까지도 중국 측의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복귀하는 무대여서 중국 측에서도 높은 관심을 표해 동영상 사이트가 아닌 TV를 통한 동시방송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그 장벽이 예상보다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또 KBS 2TV ‘화랑’의 동시방송도 무산됐고, 18일 방송을 시작한 MBC ‘미씽나인’ 역시 당초 기획과 달리 중국 동시방송의 기회가 사라지면서 현지 촬영 계획을 바꿔 제주도로 변경해야 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왕은 사랑한다’ ‘군주’ ‘당신이 잠든 사이에’ 측은 여전히 동시방송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각 주인공인 임시완·윤아, 유승호·김소현, 이종석·수지 등이 얻은 현지의 높은 인지도 때문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18일 “지난해보다 확실히 현지 진출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며 “많은 한류 팬들이 불법다운로드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실정이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현지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걸 보여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