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문근영-이하늬(왼쪽부터). 사진제공|씨네크루(주)키다리이앤티·리틀빅픽쳐스·스포츠코리아
문근영은 ‘유리정원’ 통해 몽환적 매력
가을 스크린에서도 새로운 여성파워가 배어나온다. 한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또렷한 여성 캐릭터들이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 주인공은 김혜수, 문근영 그리고 이하늬다.
김혜수는 11월9일 개봉하는 ‘미옥’으로 느와르의 기운을 뿜어낸다. 지난해 ‘차이나타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몸과 몸으로 부딪치는 치열한 액션까지 더해 한국영화에서는 드문 여성 느와르라는 새로운 무대를 열어가고 있다. 범죄조직을 키워낸 보스로 섬뜩한 기운을 뿜어내는 캐릭터로서 자신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기세다.
문근영은 25일 개봉한 영화 ‘유리정원’으로 2006년 ‘사랑 따윈 필요없어’ 이후 10여년 만에 오롯한 스크린의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레드카펫에 섰던 그는 자연과 인간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토리에 힘을 더했다. 큰 눈망울과 초췌한 듯 처연한 눈빛을 담아낸 포스터만으로도 극중 캐릭터의 아픔을 드러낸다.
이하늬는 11월9일 무대에 나선다. 최민식과 함께 주연한 ‘침묵’으로, 재벌그룹 회장의 약혼녀이자 톱가수 역으로 연기를 펼쳤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주제가까지 부른 그가 극중 노래를 녹음하는 장면은 더 없이 매혹적이다. 회장의 딸과 맞부딪쳐 욕설을 퍼부으며 단아함의 이면에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 역시 이하늬를 다시 보게 한다.
이처럼 가을 스크린은 제각각 뚜렷한 여성 캐릭터로 무장한 배우들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여성의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약에 대한 영화계와 극장가의 기대가 크다. 이들이 일궈낼 성과에 따라 향후 스크린 속 여성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그만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새로운 활력이 되어 또 다른 여성의 이야기를 탄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영화관계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