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토크①] 이루마 “벌써 10집 앨범,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

입력 2017-11-08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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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the Rain’ ‘Rivers Flows In You’ 등, 세상에 공개된 지 10년이 훌쩍 지난 곡이지만 아직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이루마의 곡들이 있다. 활동한 지 벌써 16년차가 된 이루마가 이번에 10집 ‘프레임’(Frame)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를 아울러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10집으로 돌아온 그의 감회는 어떨까.

“사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듯한 느낌도 들어요. 10집이라고 해서 크게 제 스스로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고요. 그동안 꾸준히 피아노 위주의 연주를 들려드렸다면, 이번 앨범도 편하게 들으셨으면 하는 의미에서 작업했어요. ‘프레임’이라는 앨범 타이틀이 인생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또 사진작가 분들에게 여쭤보니 ‘프레임’은 예술의 시작과 끝이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죠. 저도 뭔가를 정리하는 그런 의미에서 좀 밝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걸 예쁘게 담는다면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또 1집에 있는 곡을 다시 연주해보고 싶어서 그때 당시 사용했던 피아노와 동일한 피아노로 연주해보기도 했어요.”

10집이지만 큰 의미를 담으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다. 그간 이루마의 명곡을 손에 꼽으라면 손가락이 모자를 정도. 이번 10집에는 그런 그의 명곡들과 함께 새로운 곡들이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이번 10집 앨범에는 어떤 음악이 담겨있을까.



“타이틀곡은 9번 트랙이에요. 앨범 제목이 ‘프레임’인데 타이틀곡은 ‘프레임드’(Framed)라고 지었어요. 마무리하는 느낌으로요. 현악 앙상블과 같이 연주를 해봤는데, 그래서 들어보면 영화나 드라마 음악 같은 느낌이에요. 전 늘 곡을 쓰면서 누군가의 배경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인공이 되는 느낌이요. 또 이번 앨범에 ‘문라이트 송’(Moonlight Song)이라는 곡이 있어요. 제 딸이 제목을 붙여줬죠. 저는 보통 곡을 쓰고 제목을 붙이는 편이거든요. 이번에 먼저 곡을 쓰고 딸에게 들려줬더니 ‘달빛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문라이트 송’이라고 짓게 됐어요. 이번 앨범에서 아끼게 될 것 같은 곡이에요. 지금까지 썼던 음악보다는 아방가르드 한 느낌이죠.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방향이기도 하고요.”

그간 수많은 곡을 작곡한 이루마. 그는 곡을 작업할 때 어떻게 영감을 받곤 할까. 또 그간 그가 작업한 곡들 중 명곡의 탄생 공식이 있었을까.

“계속 꾸준히 스케치를 하는 편이에요. 뭔가 아이디어가 있으면 기록을 하는 편이죠. 앨범을 준비할 때 (기록을) 끄집어내서 곡 작업을 해요. 또 어떨 때는 소리가 좋은 공연장에 있거나, 피아노가 좋으면 곡을 쓰게 되더라고요. 혹은 녹음실에서 곡을 쓸 때도 있고요.”



“(곡의 작업 속도는) 곡마다 다른 것 같아요. 어떤 곡은 계속 수정을 거칠 때도 있지만, 그냥 후다닥 나올 때도 있거든요. 이번 앨범 수록곡인 ‘문라이트 송’도 피아노로 작업하고, 오래 걸렸어요. 코드 진행도 많이 고민하고요. 아마 들어보면 아실 거예요. 어려울 수도 있지만, 멜로디적으로는 어렵지 않거든요. 근데 ‘Kiss The Rain’ 같은 곡은 몇 분 만에 탄생했습니다. 잘 되는 곡에 답은 없어요. ‘Kiss The Rain’은 사실 잘 될 거라고 예상치도 못했어요. 너무 쉽고, 대중적이라 생각해서 음악적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곡을 너무 좋아해주셨죠.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어요. ‘Rivers Flows In You’도 이렇게 많이 연주하실 지도 몰랐어요. 그냥 수록 곡이었거든요. 편한 상태에서 썼던 곡이에요. 그래서 쉽게 나오기도 했고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곡과 제가 좋아하는 곡은 다르더라고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수많은 곡들 중, 이루마가 직접 꼽는 자신의 인생 곡은 무엇일까. 직접 그에게 세 곡을 선택해달라고 부탁했다.

“‘Rivers Flows In You’ ‘Kiss The Rain’이 제 인생곡이죠. 제가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면 ‘떼창’이라는 걸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할까’ 생각했었어요. 근데 한 번은 제가 공연시작 전에 곡을 소개하는데 허밍으로 따라 불러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마지막 한 곡은 이번 앨범의 수록곡인 ‘프레임드’예요. 다시 시작하는 느낌, 또 처음으로 제가 다 제작한 앨범이라서요. 뭔가 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의미죠.”

→베테랑 토크②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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