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수 조사로 본 ‘시청률의 허수’

입력 2018-01-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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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사진제공|KBS

시청률 5위 ‘밥상남 1부’ 시청자수는 6위
20∼40대와 전체 시청자수 차이도 뚜렷


닐슨코리아가 올해부터 공식 발표하고 있는 전체 시청자수는 기존 시청률로만 따져보던 TV프로그램의 또 다른 지표가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시청률 상위인 프로그램이 정작 시청자수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시청률 순위 3위인 MBC ‘밥상 차리는 남자’ 2부는 13개 지역 시청자수 308만여명·전체 401만여명(이하 같은 순서), 4위인 ‘미운 우리 새끼’ 1부는 302만여명·369만여명이었다. 하지만 시청률 5위인 ‘밥상 차리는 남자’ 1부는 시청자수 기준에선 6위로 밀려나 KBS 2TV ‘해피선데이’와 순위를 바꿨다. 20∼40대 시청자수 기준으로 보면 ‘밥상 차리는 남자’ 2부는 시청자수 기준 5위권에는 들지 못하기도 했다.

평일이었던 8일부터 12일까지 상황 역시 엇비슷하다. 예컨대 11일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시청률은 ‘내 남자의 비밀’(KBS 2TV), ‘미워도 사랑해’, ‘KBS 뉴스 9’, ‘인간극장’(이상 KBS 1TV),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순이었다. 하지만 시청자수로는 ‘내 남자의 비밀’, ‘미워도 사랑해’, ‘KBS 뉴스 9’,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시청률 10.6%로 전체 7위에 해당), ‘꽃피어라 달순아’(KBS 2TV) 차례였다.

또 20∼40대 시청자수도 전체 시청자수와 다른 경우가 많다. 14일의 경우 KBS 2TV ‘황금빛 내 인생’과 SBS ‘미운 우리 새끼’ 2부를 제외하면 이날 20∼40대 시청자수 순위는 전체 모집단의 것과 다르게 나타난다. 3위는 전체 4위인 ‘미운 우리 새끼’ 1부(126만여명·154만여명)였으며, 4위는 전체 9위인 SBS ‘런닝맨’(113만여명·128만여명), 5위는 tvN ‘화유기’(107만여명·127만여명)로 전체 순위와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이 같은 차이는 시청률 및 시청자수 조사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는 표본 단위가 되는 4200가구에 시청률 조사기인 피플미터기를 배포한다. 이를 통해 특정 프로그램의 시청 추이를 1분 단위로 데이터화해 그 평균으로 시청률을 확정한다. 하지만 시청자수는 해당 가구 구성원들에게 각기 고유 번호가 인식된 리모콘을 통해 조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어떤 연령대 시청자가 봤는지를 알게 한다. 따라서 기존 시청률이라는 수치로만 프로그램의 수용층을 읽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TV 이외에 인터넷 등 플랫폼이 다양화한 상황에서 이를 고려해 구체적인 시청자수를 집계, 공개함으로써 기존의 가구 시청률로는 체감할 수 없었던 실제 시청자의 규모를 알 수 있게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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