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해롱이 반전’ 감성파괴vs현실…‘감빵’ PD “판단 시청자 몫”

입력 2018-01-18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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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롱이 반전’ 감성파괴vs현실…‘감빵’ PD “판단 시청자 몫”

우려가 기대로 그리고 충격으로 바뀐 순간이다. 종영을 앞두고 너무나 현실적인 전개를 선택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극본기획 이우정, 연출 신원호)의 이야기다.

17일 방송된 ‘슬기로운 감빵생활’ 15회분에서는 해롱이(이규형 분)가 끝내 마약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출소한 해롱이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시 구치소에 가게 됐다. 교도소 문밖을 나섰지만, 유학 시절 자신을 마약의 길로 인도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 이는 함정이었다. 경찰과 결탁한 친구는 해롱이에게 마약을 건넸고, 결국 해롱이는 자신을 기다리는 애인 지원(김준한 분)과 부모님을 뒤로한 채 어둠의 길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 시각 해롱이를 기다리는 지원과 부모님은 초조한 마음이었다. 지원은 커플링을 준비하며 해롱이를 기다렸지만, 식당 앞에서 의문의 경찰차만 발견한 채 이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피엔딩일 것 같던 이들의 관계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 이는 방송 직후 게시판 등을 통해 고스란히 나타났다. 범죄 미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너무 적나라한 현실이 그려지면서 ‘약쟁이는 약쟁이인가’라는 탄식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연출자 신원호 PD는 수차례 ‘범죄 미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히려 더욱 더 현실적인 교도소 이야기를 사람 냄새나게 그리고 싶었다고.

앞서 신원호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좋은 상상력이라고 해도 실제 사례를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있었던 일이 지닌 이야기의 힘이 제일 강력하다. 실제 인터뷰 했던 분들이 말해주셨던 이야기가 참고가 많이 됐다. 한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복합적으로 이야기나 장면을 구성했다. 장기수(최무성 분)의 이야기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 우리도 주의하는 지점이다. 우리 역시 권선징악을 통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시청자가 염려하는 부분은 제작하는 동안 계속 신경 쓰고,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수용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교도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 수용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즉, ‘범죄 미화’ 대신 ‘현실’을 그린 연출자다. 실제로 교도소 속 재소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일부 배우와 관계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 누군가는 억울하게 들어왔고, 누군가는 진짜 악랄한 사람이라는 것. 교도소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와 재소자들의 사연은 밖에서 체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이를 작품으로 담아낸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잠깐의 미화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며 종영을 앞두고 있다.

과연 종영을 1회 앞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성 파괴’라는 오명을 쓰고 현실적인 드라마로 남을지, 아니면 ‘범죄 미화’라는 아쉬움 속에 ‘억지 해피엔딩’을 그릴지 주목된다. 또 이 과정에서 일각에서 요구하는 시즌2는 가능한지 그 마지막은 18일 밤 9시 10분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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