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재평가되는 신해철

입력 2018-01-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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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가수 신해철. 사진제공|KCA엔터테인먼트

‘그대에게’ ‘힘을 내’ 신해철 노래 2곡
강동원 주연 영화 ‘골든슬럼버’ 수록

숱한 명곡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음악이 영화에 담긴다.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내왔던 뮤지션이 음악을 통해 스크린에서 다시 목소리를 내는 셈이다. 이와 함께 신해철의 음악을 재평가하려는 영화계의 움직임도 시작된다.

2월14일 개봉하는 강동원 주연의 영화 ‘골든슬럼버’(제작 영화사 집)에는 신해철의 노래 ‘그대에게’와 ‘힘을 내’ 두 곡이 삽입된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음악이 영화에 담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출을 맡은 노동석 감독은 “신해철 노래가 가진 힘, 그 노래들에 담긴 여러 추억이 우리 영화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유족 역시 영화의 취지에 공감해 감사하게도 사용을 허락해줬다”고 밝혔다.

일본 동명소설이 원작인 ‘골든슬럼버’는 음악이 중요한 영화다. 제목은 폴 매카트니가 만든 비틀스의 노래에서 따왔다. 영화는 착하고 성실한 택배기사가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 ‘골든슬럼버’의 한 장면. 배우 강동원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신해철의 두 노래는 비틀스의 곡 ‘골든슬럼버’와 더불어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특히 ‘힘을 내’는 힘없는 약자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내용의 노래. 평범한 소시민의 사투를 그린 영화의 메시지와 잘 어우러지는 곡이라는 평가다.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 씨 역시 남편의 노래 가운데 ‘힘을 내’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씨 등 유족은 ‘골든슬럼버’ 촬영장에 찾아와 남편의 노래가 담길 영화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이끄는 강동원과 김대명 역시 신해철 노래가 영화에 삽입된 것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강동원은 “오랫동안 신해철의 팬이었고 고등학교 방송반 시절엔 넥스트의 곡을 많이 틀었다”고 돌이켰다. 김대명은 “중학생 때 따돌림을 당한 기억이 있는데 당시 신해철의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도 했다. 배우들이 신해철의 노래를 통해 직접 겪은 경험과 정서가 자연스럽게 영화로 이어지게 됐다.

영화계에서는 ‘골든슬럼버’를 시작으로 신해철 음악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유재하 음악이 여러 영화에 삽입되면서 뮤지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듯 신해철의 음악이 주목받고 있다”며 “단순히 영화에 쓰이는 방식을 넘어 다양한 시도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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