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의 ‘콘텐츠 전쟁’…엔터 생태계 바뀐다

입력 2018-07-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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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네이버·카카오M·넷플릭스

사진제공|네이버·카카오M·넷플릭스

■ 네이버 vs 카카오 vs 넷플릭스, 콘텐츠 확보부터 기획·제작까지…

네이버, 웹툰 원작 영화들 공동 제작
카카오M, 기획사·톱스타 본격 영입
넷플릭스, 韓 드라마 제작 영토 확장


네이버와 카카오, 넷플릭스 등 거대 ICT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영역의 확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과도 맞물리며 향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친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도 있어 주목된다.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은 이병헌, 공유, 김태리 등 톱스타급 연기자들이 소속된 기획사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거나 제휴를 맺었다(스포츠동아 6월21일 자 단독보도 참조). 이미 카카오M을 출범시켜 아이유, 에이핑크 등이 소속된 음반제작사 및 기획사, 유연석·이광수 등을 매니지먼트하는 킹콩엔터테인먼트 등의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글로벌 광고모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했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는 하반기 콘텐츠 제작 법인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CJ E&M 계열 스튜디오 드래곤과 함께 드라마제작사 메가몬스터를 통해 사업을 펼쳐온 기존 행보를 더욱 넓히는 셈이다.

영화사 울림과 네이버웹툰이 공동제작한 영화 ‘여중생A’.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울림과 네이버웹툰이 공동제작한 영화 ‘여중생A’.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네이버는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같은 규모의 콘텐츠 제작 펀드를 조성했다. 또 네이버웹툰을 설립해 웹툰 원작의 영화를 기존 제작사와 공동제작한다. 실제로 6월20일 개봉한 영화 ‘여중생A’의 공동제작사가 네이버웹툰이다. 웹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영화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국내 양대 ICT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포털사이트 등 이미 시장을 장악한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직접 투자하거나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그 영역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해외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된다. 카카오M 측은 “배우·제작·광고 등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완성으로 수익을 극대화해 빠른 시간 내 한류 콘텐츠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세계적인 유통망을 지닌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국내 IPTV 시장으로 향한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는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30개국의 1억여명의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 유통은 물론 직접적인 콘텐츠 확보를 통해 TV 시청자까지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그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옥자’. 사진제공|NEW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옥자’. 사진제공|NEW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제작해 전 세계에 선보였다. 최근에는 유재석 등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손잡은 드라마 ‘킹덤’ 등을 제작하고 있다. IPTV 가입자를 더욱 늘려 시장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국내 사업자와 한국에서 그 영향력을 넓히려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처럼 ‘전쟁’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치열해진 거대 ICT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경쟁 양상은 한편으로 우려도 낳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이미 뛰어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이 때로 시장 독과점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자본과 유통 플랫폼을 갖춘 ICT기업들까지 직접적인 콘텐츠 제작 및 확보에 나서게 되면 자칫 또 다른 양극화의 그림자도 생겨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레 내다봤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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