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뮤지컬 ‘웃는 남자’(제작 EMK뮤지컬컴퍼니·극작/연출 로버트 요한슨) 프레스콜이 열였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타이틀롤인 슈퍼주니어 규현, 엑소 수호, 박강현, 이석훈을 비롯해 민영기, 신영숙, 김소향, 강혜인, 이수빈 등이 참석했다. 이석훈과 양준모 등은 개인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강현 역시 이전에 결정된 스케줄로 인해 하이라이트 장면만 보이고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2018년 초연 당시 개막 후 한달 만에 누적기간 10만명을 돌파하며 경이로운 흥행 기록을 세운 뮤지컬 ‘웃는 남자’는 같은 해 당시 ‘제 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6관왕, ‘제 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3관왕, ‘제 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부문 최우수, ‘제 14회 골든티켓어워즈’ 대상 및 뮤지컬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한국 뮤지컬 최초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바 있다.
한국 뮤지컬에서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 ‘웃는 남자’의 재연은 당연히 큰 화제였다. 특히 초연에서 함께 했던 박강현과 수호와 함께 전역 후 첫 뮤지컬로 ‘웃는 남자’를 택한 규현과 가수 이석훈의 참여는 공연을 더 기대하게 했다.
이날 규현은 “전역 후 첫 뮤지컬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군 복무 기간 동안 재미있게 봤던 ‘웃는 남자’를 보면서 꼭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와서 참여하게 됐다”라며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뮤지컬이 ‘모차르트!’였는데 EMK뮤지컬컴퍼니와 다시 함께 해서 다행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강현과 수호 등 초연 배우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으며 연습했다. 재연배우로서 초연 배우들과 비교는 당하겠지만 큰 부담감을 갖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잘 만들어주신 분들을 존경하며 공연에 임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초연과 재연에 참여하는 수호는 남다른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인 수호는 “초연에 비해 극 자체가 정리가 잘 돼서 그 서사에 맞춰 잘 집중하고 있다. ‘웃는 남자’가 ‘다크 나이트’의 모티브가 됐다고 했었는데 오히려 이번엔 내가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를 보며 캐릭터 연구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만의 차별점이라고 말한다면 내가 막내라 귀여운 것 같다. 형들이 귀여워해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관객들이 더 연민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엑소 멤버 중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 중인 수호는 “내가 노래와 연기를 다 사랑한다. 뮤지컬은 종합선물세트 같아서 계속 서고 싶다”라며 “특히 엑소엘과 더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어서 특별한 것 같다. 그런 점이 뮤지컬에 서고 싶은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규현은 수호에 대해 “서로 알고 지낸지 15년이 됐는데 너무 사랑스러운 친구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라는 표현이 있지 않나.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웃음) 그래도 귀여운 동생이다. 왜 사람들이 수호의 무대를 보며 사랑스럽다고 하는지 알겠다”라고 말했다.
수호 역시 규현에 대해 “목소리가 굉장히 감미롭지 않나. 15년 이상을 들어서 익숙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라고 칭찬했다.
‘웃는 남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 중 하나는 ‘우르수스’와 ‘조시아나’이다. 이날 민영기는 양극화된 현대 사회와 작품이 닮아있다는 말에 대해“‘웃는 남자’가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의 부제가 있다. 그래서 보러오신 관객들이 돌아가실 때 가슴 한 켠에 정의를 다시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연은 전개가 마끄러워서 ‘웃는 남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 같다”라며 “다시 한 번 원작자인 빅토르 위고에게 경이로움을 표하고 싶다”라고 전달됐다.
‘조시아나’ 역을 맡은 김소향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의 면모가 있어 끌렸다”라며 “자신의 욕망을 과감히 끌어냈던 캐릭터는 찾기가 힘들었는데 ‘조시아나’의 이런 면모에 이끌렸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상류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벗어나고 싶었던 조시아나가 그윈 플렌의 ‘눈을 떠’라는 노래를 듣는 동안 표정과 연기에 변화를 주는 게 관건이었다”라며 “또한 그윈 플렌이 외치는 정의에 대해 들으며 예술가로서 사명감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느끼는 김소향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1월 9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