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강철비2 :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시사회에서는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이 참석했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작품으로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이라는 작품으로 우연히 연출을 시작하게 되고 한국 영화 쪽에서 (감독으로서) 어떤 포지셔닝을 잡아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했다”라며 “대한민국의 주어진 숙제가 대북문제, 북핵문제, 미중 갈등이 심해지며 그 사이에 끼여있는 대한민국 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드려야 하는게 도리가 아닌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석학들이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이 갈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4가지를 말한 적이 있다. 첫 번째는 전쟁, 두 번째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평화체재 구축과 비핵화, 세 번째는 북한 체재의 붕괴, 그리고 네 번째가 대한민국의 핵무장이었다”라며 “인류사를 보면 상대가 핵을 갖고 있으면 우리도 핵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에서는 전쟁과 남북의 핵무장에 대한 담론이 들어갔고 이번 영화에서는 평화체재, 그리고 북한 정권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다”라며 “내가 이것을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1편은 2017년 대한민국에게 모든 선택권이 주어지는 시뮬레이션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진 않다. 우리가 나라를 분단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화체재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남과 북의 입장이 바뀌어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미로 전작에서 북한 쪽이 정우성이였고 남한 쪽이 곽도원이었다면 이번 편은 완전히 반대 진영으로 넣어놨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에 조우진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그는 전작에 북한 사람으로 출연을 했다. 그런 형식으로 진영을 바꿔 상호보완적인 속편을 완성시켰다”라고 덧붙였다.
전작 ‘강철비’에 출연했던 정우성과 곽도원은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해 ‘강철비2 : 정상회담’에 출연했다. 정우성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고 곽도원은 북한 최고 권력자의 경호를 전담하는 호위총국 수장 ‘박진우’ 역을 맡았다.
‘유령’이후에 20년 만데 다시 잠수함을 탔다는 질문에 정우성은 “‘유령’은 20년 후에 잠수함에 올랐다. ‘유령’과는 다른 스토리에 다른 갈등이지만 또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간은 그렇게 지났는데 바뀌지 않은 현실은 분명한 것 같다”라며 “두 번째 영화를 봤는데 감정이 치고 올라와 머리가 멍하다”라고 말했다.
말을 이어가던 중 정우성은 잠시 울컥한 마음을 달래며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과거의 불행이 새로운 평화의 길로 갔으면 좋겠다. 소시민으로서의 그런 바람이 크게 드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이날 영화를 처음 본 곽도원은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감독님이 참 고생이 많으셨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열연을 보여준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좁은 공간이라 리액션 하기가 너무 힘들고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감독님과 촬영 전에 악역보다는 생각이 다른 캐릭터로 연기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결로 갔지만 묵직하게 균형을 잡는다는 역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따.
정우성과 곽도원 외에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다정다감한 의사 ‘정원’ 역을 맡았던 유연석이 이 작품에서 남한 및 미국과 최초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인 북한 위원장 ‘조선사’ 역을 맡았다.
유연석은 “최근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많은 변화를 느끼실 것 같다. 나도 내 모습을 보며 새롭기도 했다. 선배님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북한 말을 쓰면서 연기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예고편에서 내 모습을 보신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 위원장을 준비하면서 헤어스타, 의상, 말투, 영어 등 감독님과 고민해서 상의해서 준비를 했고 나 나름대로의 해석을 더했다”라며 “실제의 인물을 모사하며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영화 상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에서 입는 인민복을 기본으로 내게 맞게끔 스타일을 맞춰 보여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잠수함과 그 안의 세 정상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양우석 감독은 잠수함 설정에 대해 “내용이 어려울 수 있는 상업영화로 쉽게 풀려고 노력하려고 했다. 은유적으로 잠수함이 분단된 한반도처럼 보이게 해봤다”라며 “별 거 아니라면 별 거 아닌 일로 싸우는 협상 패턴을 해학과 풍자를 통해 내용의 이해를 도우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유연석은 “우선 우리가 실제 정상회담에서 봤던 모습과는 다르게 3명의 정상들이 골방에 있을 때 어떤 해프닝이 있을지에 대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나라의 힘의 논리라든지, 정치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무겁지 않게 은유적으로 잘 그려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연기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재미있는 요소들이 생기더라. 영어를 하는 설정이라든지, 가장 어린 지도자로서, 내 잠수함에 납치가 되고 생겨난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잘 즐기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두 낯선 사람들의 액션에 반응만 하면 되는 역할이었다. 잠수함 함장실이 굉장히 좁았다. 앵거스 맥페이든이 함장실에서 방귀를 뀌는 장면에서 그가 실제로 방귀를 뀌어 진짜인 듯 가짜인듯 허심탄회하게 진지함을 유지하지만 벽을 허무는 연기를 했다. 그 상황 속에 있으면서 진지하게 즐겼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우석 감독은 “늘 내 작품은 개봉이 되기 전에 오해를 받고 논란을 받는데 징크스 이전에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 외교안보와 같은 것은 국가 전체 자원에서 같이 봐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했다.
그는 “9.11 사태 후 백서에 미국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의 시뮬레이션을 보여드리는 것에 대한 숙명을 받아들이며 연출했다. 특정한 시각보다는 시뮬레이션의 의미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사태에 개봉을 하게 됐다. 우리 국민들이 생활 방역을 철저히 했기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 방역을 칭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철저히 규칙을 지켜나간다면 일상으로 영화관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과 유연석은 건강을 지키며 영화관에 방문해달라 요청했다. 곽도원은 “맨 처음에 시나리오를 작품을 선택했던 이유는 영화화 된다면 이 주제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호기심이 컸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등이 출연한다. 7월 29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