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장재인 일침 “성폭력은 피해자 잘못? 제대로 판단해라”

가수 장재인이 10대 시절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한 가운데, 비뚤어진 시선에 일침을 가했다.

장재인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난하는 이가 소수라지만 나는 그 소수에게 눈맞추고 묻고 싶다"며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노래로 하는 사람이다. 인생의 힘든 일이 연속일 때 저 친구는 왜 피해 입은 일만 말하지? 라는 질문과 같은 마음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업보기에 나한텐 이런 일들만 생기지?' 라고 자문 했다면 버텼을까"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왜 내겐 이런 일만 생기는지. 행복해지고 싶다고 마음 먹을 때마다 폭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좋아질 거라 맘 먹을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는 나에게 나는 피해만 생기는 그런 애니까 이런 일들이 생겨 하고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왜 여전히 가한 사람이 아닌 그 길을 지나간 피해자의 잘못인지 묻고 싶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일은 정말 나에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며 "앨범과 곡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하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걸 택한 이유는 그 편이 위로와 용기의 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과거 일을 고백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11년 전과 여전히 같은 반응이 있다는 것에 너무 마음이 안좋았다. 비슷한 상처가 있으신 분들이 되려 상처 되실까 걱정"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난 게 '내가 머리를 풀어서?' '살을 보여서?' '치마를 입어서?' '내가 그 길을 지나가서?' '아님 말을 묘하게 했대?' 그런 건 누가 판단하나. 뭐가 잘못인지 제대로 보라"라고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일부 반응에 불편함을 나타냈다.

끝으로 "그런 짓을 행한 이의 잘못이지 이런 일이 일어난 걸 사람들이 아는 것도 알려지는 것도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 장재인 글 전문
비난하는 이가 소수라지만 저는 그 소수에게 눈맞추고 묻고 싶네요.

나는 내가 겪은 일을 노래로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겪은 일을 말하는 걸 내가 업으로 삼은 사람이에요.

인생의 힘든 일이 연속일 때,저 친구는 왜 피해 입은 일만 말하지?
라는 질문과 같은 마음으로

제가 제 자신에게 왜 나는, 도대체 무슨 업보길래 나한텐 이런 일들만 생기지? 라고 자문 했다면 버텼을까요? 의문이 없었을까요?

왜 내겐 이런 일만 생기는지. 행복해지고 싶다고 마음 먹을 때마다
폭풍이 지나갔으니 이제 좋아질 거라 맘 먹을 때마다 무슨 일이 생기는 나에게

나는 피해만 생기는 그런 애니까 이런 일들이 생겨 하고 받아들여야 하나요?

왜 여전히 가한 사람이 아닌 그 길을 지나간 피해자의 잘못인지 묻고 싶어요.

십년이 지나 사건을 꺼내고 고소를 준비한다하면 묻고 살지 대체 왜 소란이지? 라고 말하실 건가요?

이 일은 정말 저에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앨범과 곡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꼭 해야하구나 라는 걸 깨닫고

아무 텍스트 없이 가는 것과 설명하는 것 중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걸 택한 이유는 그 편이 위로와 용기의 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잘잘못을 제대로 보아요. 소란을 일으키면 소란스러운 일이 내게 일어나면 그것이 수치가 됩니까?

11년 전과 여전히 같은 반응이 있다는 것에, 너무 마음이 안좋았어요. 비슷한 상처가 있으신 분들이 되려 상처 되실까 걱정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 게 내가 머리를 풀어서? 살을 보여서? 치마를 입어서? 내가 그 길을 지나가서? 아님 말을 묘하게 했대? 그런건 누가 판단해요?

뭐가 잘못인지 제대로 봐요.

그런 짓을 행한 이의 잘못이지 이런 일이 일어난 걸 사람들이 아는 것도, 알려지는 것도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