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의 동생이자 LG그룹 여성 최초 임원인 윤여순 전 대표가 삶을 돌아봤다.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 윤여순 전 대표가 출연했다. 윤여순 전 대표는 LG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0년도 첫 여성 상무, 2010년 첫 여성 전무를 거쳐 2011년 LG아트센터 최초 여성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윤여순 전 대표는 “40살이 넘어서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2014년 퇴임 후 기업에서 일한 걸 바탕으로 비즈니스 코칭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윤여순 전 대표는 윤여정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윤 전 대표는 “내가 좀 더 예쁘지 않나. (‘유퀴즈’)에 출연한다하니 언니가 '살살하라'고 연락을 했다”며 “언니의 오스카 수상 때 가족이기 때문에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했다'고 전했다”고 윤여정과의 일화를 전했다.
윤 전 대표는 입사 4년 만에 임원이 됐다. 그는 “회사를 늦게 들어갔다. 그 전에 교육공학 박사를 하고 와서 그 해에 LG그룹 제안으로 교육연수원 부장으로 입사했다. 공부하는 타입은 아닌데 남편이 유학을 가게 돼서 쫓아갔다. 남편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 배우자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청강생으로 기웃거리다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여성으로서 진로를 정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윤 전 대표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서 주위에서 박사 끝날 때쯤 '박사하지 말라'고 뜯어말렸다. 박사 학위 받을 때쯤이면 마흔이 넘는 나이인데 한국 회사에서는 써줄 일이 없다. 마흔이 넘은 여자 박사를 써주는 곳이 없었다. 대학 교수로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했다”면서도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귀국 후 한 기업의 프로젝트를 발표를 맡았고, 이를 본 LG 임원이 입사를 제안했다. 그는 “회사 가기가 두려웠는데 '기업은 일을 시작했으면 끝을 내야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곳이다. 우리 회사에 오면 전문성, 인간적인 깊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임원의 제안에 심장이 떨렸다. 기업이 맞는 체질이었다”고 입사를 하게된 배경을 전했다.
여성으로서 회사생활은 녹록치 않았다고. 윤 전 대표는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나라는 존재가 외계인 같았다. 40살 넘은 여성에 박사다. 너무 낯설어 했다. 회사가 여성을 대해보지 않아서 여성에게 불리한 조건이 많았다. 힘들고 불편한 것들이 투성이었다”며 “최소한 적응 못하고 나갔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며 온라인 교육시스템 ‘사이버 아카데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아카데미’ 역시 성과가 저조했고 퇴사를 결심한 윤 전 대표. 하지만 ‘사이버 아카데미’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윤 전 대표는 “인사평가 기간에 고(故) 구본무 회장이 ‘곧 21세기고 글로벌 기업인데 여성임원 안 나오냐’고 했다더라. 전 그룹에 여성 부장이 3명밖에 없었다. 내가 후보 1순위에 올랐고, ‘사이버아카데미라는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보고를 듣고 회장이 ‘임원으로 딱’이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임원으로서도 고충은 여전했다. 윤 전 대표는 “전용차, 수행비서, 임원방 같은 게 달라진다. 편하지만 성과 책임이 무겁다. 한가하지 않다”며 “최초의 여성임원으로도 그때는 참 힘든 순간도 많았고 외로웠다. 혼자다 보니 상의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힘들어도 말을 못했다. 심리적 부담이 많았다. 모든 세상의 일은 동전의 양면인 거 같다. 힘들었지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 윤여순 전 대표가 출연했다. 윤여순 전 대표는 LG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0년도 첫 여성 상무, 2010년 첫 여성 전무를 거쳐 2011년 LG아트센터 최초 여성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윤여순 전 대표는 “40살이 넘어서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2014년 퇴임 후 기업에서 일한 걸 바탕으로 비즈니스 코칭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윤여순 전 대표는 윤여정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윤 전 대표는 “내가 좀 더 예쁘지 않나. (‘유퀴즈’)에 출연한다하니 언니가 '살살하라'고 연락을 했다”며 “언니의 오스카 수상 때 가족이기 때문에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했다'고 전했다”고 윤여정과의 일화를 전했다.
윤 전 대표는 입사 4년 만에 임원이 됐다. 그는 “회사를 늦게 들어갔다. 그 전에 교육공학 박사를 하고 와서 그 해에 LG그룹 제안으로 교육연수원 부장으로 입사했다. 공부하는 타입은 아닌데 남편이 유학을 가게 돼서 쫓아갔다. 남편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 배우자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청강생으로 기웃거리다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여성으로서 진로를 정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윤 전 대표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서 주위에서 박사 끝날 때쯤 '박사하지 말라'고 뜯어말렸다. 박사 학위 받을 때쯤이면 마흔이 넘는 나이인데 한국 회사에서는 써줄 일이 없다. 마흔이 넘은 여자 박사를 써주는 곳이 없었다. 대학 교수로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했다”면서도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귀국 후 한 기업의 프로젝트를 발표를 맡았고, 이를 본 LG 임원이 입사를 제안했다. 그는 “회사 가기가 두려웠는데 '기업은 일을 시작했으면 끝을 내야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곳이다. 우리 회사에 오면 전문성, 인간적인 깊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임원의 제안에 심장이 떨렸다. 기업이 맞는 체질이었다”고 입사를 하게된 배경을 전했다.
여성으로서 회사생활은 녹록치 않았다고. 윤 전 대표는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나라는 존재가 외계인 같았다. 40살 넘은 여성에 박사다. 너무 낯설어 했다. 회사가 여성을 대해보지 않아서 여성에게 불리한 조건이 많았다. 힘들고 불편한 것들이 투성이었다”며 “최소한 적응 못하고 나갔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며 온라인 교육시스템 ‘사이버 아카데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아카데미’ 역시 성과가 저조했고 퇴사를 결심한 윤 전 대표. 하지만 ‘사이버 아카데미’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윤 전 대표는 “인사평가 기간에 고(故) 구본무 회장이 ‘곧 21세기고 글로벌 기업인데 여성임원 안 나오냐’고 했다더라. 전 그룹에 여성 부장이 3명밖에 없었다. 내가 후보 1순위에 올랐고, ‘사이버아카데미라는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보고를 듣고 회장이 ‘임원으로 딱’이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임원으로서도 고충은 여전했다. 윤 전 대표는 “전용차, 수행비서, 임원방 같은 게 달라진다. 편하지만 성과 책임이 무겁다. 한가하지 않다”며 “최초의 여성임원으로도 그때는 참 힘든 순간도 많았고 외로웠다. 혼자다 보니 상의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힘들어도 말을 못했다. 심리적 부담이 많았다. 모든 세상의 일은 동전의 양면인 거 같다. 힘들었지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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