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초반 김천은 안정적인 수비 덕분에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북과 원정경기 도중 손바닥을 마주치는 중앙수비수 박승욱(왼쪽)과 골키퍼 김동헌.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 상무의 돌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단단한 ‘방어진지’를 구축한 덕분이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서 김천은 2위(3승2무1패·승점 11)를 달리고 있다. 1위 대전 하나시티즌(4승1무1패·승점 13)과 격차가 크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8득점·5실점을 기록한 공·수의 균형 또한 좋다.
탄탄한 수비는 선전의 숨은 요인이다. 3골·1도움을 올린 이동경의 맹활약에 가려져 있으나, 김천 수비수들의 안정감이 상당하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41골만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 2위에 오른 김천은 이를 바탕으로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기존 수비진이 팀의 중심을 굳건히 잡아주고 있다. 초반 6경기에서 평균 태클 성공률은 38.5%로 12개 구단 중 1위, 가로채기는 경기당 13개로 2위다.
중앙수비수 박찬용과 박승욱의 몫이 크다. 둘은 5라운드 강원 FC 전(1-0 승)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중앙수비수로 짝을 이뤘다. 지난해부터 호흡을 맞춘 둘은 확실하게 역할을 분담한다. 186㎝의 장신 박찬용은 타점 높은 헤더로 제공권을 장악하고, 영리한 수비에 능한 박승욱은 배후 공간을 커버하는 동시에 정확한 패스로 공격에도 힘을 보탠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군팀의 특성상 선수들의 입대와 전역이 되풀이되는 환경에서도 수비 진용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특히 중앙수비수는 신병이 들어와도 기존 자원들을 중용한다.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박승욱은 “동계전지훈련부터 수비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라며 “(박)찬용이 형과 평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둘이 호흡을 맞추면 실점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다”라고 밝혔다.
왼쪽 수비수 조현택의 성장도 김천에는 큰 힘이 된다. 울산 HD, 부천FC를 거친 그는 날카로운 크로스와 공격 가담 능력을 보유했다. 지난해 김천에서 리그 12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 시즌 주전을 꿰차며 일취월장했다. 3월 오만~요르단을 잇달아 상대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7, 8차전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의 꿈도 이뤘다.
조현택과 함께 3월 A매치 2연전에서 태극마크의 꿈을 이룬 골키퍼 김동헌의 활약 역시 돋보인다.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를 떠나 김천에 합류한 그는 뛰어난 선방 능력과 빌드업 축구에 특화된 킥 능력으로 팀의 고공행진에 기여하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