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정해인은 멜로만? ‘D.P.’로 변화무쌍 증명

입력 2021-09-09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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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갇히는 배우는 많아도 틀을 깨는 배우는 많지 않다. 변화무쌍해질수록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은 다양해진다. 잘생겨지거나 예뻐진다. 수려한 외모를 떠나 그 배우가 지닌 존재 자체가 멋스럽고 찬사를 부르게 한다. 이런 점에서 배우 정해인은 이제 막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롭게 제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하는 중이다. 그 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D.P.’를 통해서다.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기서 정해인은 군무 이탈 체포조 안준호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 중 안준호는 군기 바짝 잡는 선임들 아래서 쉽지 않은 군 생활을 예감한다. 그리고 이런 안준호에게 군무 이탈 담당관인 중사 범구(김성균 분)가 탈영병 잡는 보직 D.P.를 제안하고, 능수능란하고 능글맞은 D.P.조 조장이자 상병 한호열과 짝이 되어 탈영병을 잡기 위해 전국을 누비기 시작한다. 때로는 대책 없이 열정이 먼저 앞서고 때로는 맨땅에 헤딩 같은 현실 때문에 막막하지만, ‘탈영한 이들을 무사히 데려와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힘닿는 데까지 뛰고 구르며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낸다. 안준호는 제각각 사연을 지닌 이탈자들에게 감정이입한다.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동정과 연민으로 그들을 회유하거나 거칠게 다룬다. 탈영병을 다시 복귀시키 위한 처절한 행보는 극적 재미를 높인다.

무엇보다 안준호를 연기하는 정해인 연기 변신은 놀랍다. 이전 작품에서 선하게 웃던 모습은 사라지고 살기 어린 눈빛, 원망 섞인 눈빛은 그가 거친 군인으로 변신했음을 오롯이 보여준다. 멜로라는 틀에 갇힌 배우가 아닌 다양한 캐릭터 변신이 가능하고 여러 장르에서 제 몫을 해내는 존재감 있는 배우라는 점을 입증하는 포인트다. 그런 점에서 정해인 연기 변신은 놀랍고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제 나이보다 어린 설정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한 정해인 노력은 박수 칠만하다. 이전보다 높은 체중 감량과 날렵해진 턱 선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도 기존 동안이라는 틀을 넘어서 20대 초반 안준호라는 인물을 오롯이 투영하기 위한 노력이 빛난다. 거친 몸놀림을 구사하는 안준호를 위해 평소 여러 운동을 병행한 정해인 노력은 연기 외적인 면에서도 그가 작품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D.P.’ 흥행과 화제성은 정해인 노력이 일정 부분 큰 영향을 차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정해인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변화무쌍한 배우 정해인이 보여줄 장르적 변화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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