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던 홍진영. 당시 그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결국 논문은 표절로 최종 판정 났고 홍진영은 석·박사 학위를 반납했다. 대중의 ‘괘씸죄’ 때문이었을까 홍진영의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사건은 해를 넘기지 않고 종결됐지만 홍진영의 겨울은 유난히도 길었다.
다시 찾아온 봄, 홍진영이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었다.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부터 ‘산다는 건’ ‘오늘밤에’ 등 수많은 히트곡을 작업했던 조영수의 도움으로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홍진영은 그간 어떻게 지냈고, 어떤 마음으로 돌아왔을까. 그와 동아닷컴이 나눈 속 깊은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공개한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다양한 장르 가운데 라틴 트로트에 댄스를 선택한 이유는.
A. 잔잔한 곡으로 나가는 게 맞을까 고민이 많았다. 가수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사랑의 배터리’도 신 나는 곡이었고 조영수 오빠가 신나는 곡을 주셨기 때문에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Q. 오랜만에 녹음하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A. 녹음할 때 계속 울컥했다. 조영수 오빠가 ‘되게 신나는 곡인데 되게 슬프다. 그 감성이 좋다’고 하시더라. 밝은 노래인데도 내 심정이 담긴 것 같다. 뮤직비디오에는 해맑게 나오는데 근심 걱정 없어 보인다는 오해를 살까봐 걱정도 된다.
Q. ‘비바 라 비다’ 작사에도 참여했다.
A. 첫 심경을 담은 가사는 너무 우울하다고 해서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만 남기고 다 바꿨다. 밝게 쓰려고 ‘마음껏 즐겨볼래요’로 바꿨다.
Q. 예능이나 다른 활동 계획은 없나.
A. 지금 당장 예능에 출연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감사하게도 섭외 연락은 많이 왔지만 ‘가수 홍진영’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고사했다. 가수기 때문에 음악 방송은 나가려 한다. 그 외에 다른 방송 계획은 아직 없다. 이번 곡으로 큰 성적은 기대하지 않고 ‘홍진영 노래 괜찮더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감사할 것 같다.
예능에서 위축된 모습은 시청자분들도 보고 싶지 않으실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완벽하게 마음을 추스른 건 아니지만 신곡으로 활동하면서 점점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해주신 모습에 다시 가까워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래도 갑자기 성격이 달라지거나 차분해진 모습을 바라진 않으실 것 같다.
Q. SBS ‘미운우리새끼’에 동반 출연했던 언니 홍선영과 다시 ‘가족 예능’을 할 생각도 있나.
A. 없다. 언니가 많이 미안해했고 ‘방송을 하고 싶은 욕심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 내 복귀 기사가 뜨면서 언니에게도 섭외 요청이 왔나 보더라. 하지만 본인 때문에 나에게 피해가 가는 게 미안하다고,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있어도 안 할 것이라고 했다. 가족이다 보니 나도 마음이 안 좋기도 하더라.
Q.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셨을 것 같다.
A. 부모님은 항상 당신들보다 자식 걱정이 먼저지 않나. 너무 걱정하셔서 힘들어도 100이면 100 다 말 할 수 없었다. 혼자 끙끙 앓았던 것 같다. 가족들이 서운해 할 수 있지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다.
Q. 다음 앨범도 구상하고 있나.
A.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좋은 곡이 나온다면 들려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안 했던 장르를 하고 싶은 갈망은 있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복귀 각오를 전하자면.
A. 성급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싶다. 매도 맞고, 꾸중도 들으면서 나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활동하면서 더 노력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한다.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IM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