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및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빅뱅 전 멤버 승리(32·본명 이승현)가 2심 징역형을 확정받고 민간 교도소로 이감된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상고심 선고 기일을 열어 원심(2심 선고)을 확정했다.
승리는 2018년 ‘버닝썬 사태’ 후 상습 도박과 성매매처벌법(성매매·성매매 알선·카메라 등 이용 촬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등 9개 혐의를 받아 2020년 1월 기소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의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자신도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 강남의 주점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 등 명목으로 클럽 버닝썬 자금 5억 2800여만 원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삿돈 2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2013∼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도박을 하면서 22억여 원의 돈을 사용하고 도박 자금으로 100만 달러 상당의 칩을 대여하면서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2015년 12월 말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자 이를 유인석 전 대표에게 알려 조폭을 동원해 위협을 가한 혐의도 적용받았다.
승리는 이렇게 총 9개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2020년 3월 입대하면서 재판은 군사법원으로 이관됐다. 지난해 8월 1심에서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카지노 칩 상당액 11억 5000여만 원 추징 명령받았다. 1심 재판 이후인 그해 9월 만기 전역 예정이던 승리는 법정구속 됨에 따라 병역법에 의거해 전역 보류 처분을 받고 국군교도소에 수감됐다.
승리는 곧바로 항소했고, 지난 1월 2심 고등군사법원은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승리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별도의 추징도 없었다. 그런데도 승리는 2심까지 9개 혐의 모두를 다퉜지만, 또다시 유죄 판단이 나오자 대법원에 상습도박죄만 다시 심리해 달라고 상고했다. 검찰은 카지노 칩 상당액 11억 5000여만 원을 추징해야 한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 유죄가 확정된 혐의는 그대로 둔 채 상습도박과 외국환관리법 위반 부분만 심리했다.
그리고 이날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함에 따라 국군교도소에 미결 수감 중인 승리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 교도소로 이감된다. 병역법 시행령은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전시근로역에 편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승리는 내년(2023년) 2월까지 수감 생활하고 출소한다.
이로써 ‘버닝썬 사태’ 주범으로 불리던 승리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듯하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9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겨졌고 상고심(3심)까지 갔지만, 처벌과 형량은 아리송하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버닝썬 사태’ 규모에 비해 국민이 체감하는 법 감정과 거리가 먼 느낌이다. 승리와 정준영이 세상에 미친 파장은 크지만, 그들이 받은 처벌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인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도 여전히 사법과 국민 법 감정은 따로 작동하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