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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은 배우 김새론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이환기 판사) 심리로 열린 김새론 1차 공판. 김새론은 지난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김새론)은 매우 높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로 음주운전을 하던 중 사고를 일으켰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도주해 죄질이 좋지 않다.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피해 상인들과 합의해 피해 복구에 노력했다”며 “피고인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했다.
검은색 블라우스 차림에 머리를 짧게 묶고 법정에 출석한 김새론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다. 정말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새론 변호인 역시 “피고인은 막대한 피해 배상금을 지급해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했다.
김새론은 재판을 마친 뒤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았다. 음주운전 사고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를 크게 웃도는 0.2%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변압기 파손 등으로 인근 상점 등 50여 곳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약 3시간 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사고 시간대가 오전 8시 출근 시간대라 복귀 시간이 늦어지면서 인근 상점은 점심 장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 정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당시 골드메달리스트는 CCTV 영상이 공개된 이후에야 정리된 입장을 내놨다. 골드메달리스트는 “먼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려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한다. 소속 배우 김새론의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김새론은 자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또한 김새론은 자신으로 인해 피해와 불편함을 겪은 많은 분과 파손된 공공시설 복구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골드메달리스트는 “당사 역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 이 일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 앞으로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아티스트 관리에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새론 역시 뒤늦게 “먼저 사고와 피해 상황을 정리한 뒤 늦게 입장을 전해 죄송하다”며 “나는 음주 상태로 운전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내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주변 상가 상인들, 시민들, 복구해 나선 너무나도 많은 분에게 피해를 끼쳤다.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사고로 인한 피해는 현재 회사와 함께 정리해 나가는 중이다. 마지막까지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새론은 “촬영 중인 작품과 준비하던 작품의 제작에 차질을 빚어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비롯한 제작진에게도 너무나 죄송하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한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내가 저지른 잘못에 스스로도 실망스럽고 너무나 부끄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깊이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김새론은 상인들 피해 보상에 나섰다. 배우로서 활동할 수 없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도 했다.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와 전속계약 만료로 관계도 정리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법원의 판결만 남았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놓든 김새론은 배우로서 ‘호감’이라는 두 글자는 얻기 힘들다. 다신 없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본인 인생 본인이 꼬아버린 케이스’다. 누굴 탓할 수 있곘나.
그동안 수많은 스타가 음주운전을 하고도 다시 현장에 돌아왔다. 시쳇말로 ‘인맥발’로. 김새론도 어쩌면 그런 ‘인맥’ 덕에 쉽게 배우로 복귀할지도 모른다.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은 기억할 것이다. 김새론 음주운전을. 김새론뿐만 아니라 이미 수많은 스타가 저지른 범법 행위를. 대중이 새긴 주홍글씨는 문제를 일으킨 스타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