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김히어라 “송혜교 너무 예뻐…‘동은’ 그 자체였다”(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3-14 15:1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배우 김히어라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를 통해 이사라라는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성실하게 연기를 이어가던 그가, ‘더 글로리’를 통해 대표작을 탄생시키며 완벽하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김히어라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 흥행 소감을 묻자 “좀 전에 1위 소식을 들었다. 대단한 것 같다. 일원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글로벌이라고 (1위라고) 하니까 미래가 필 것 같은 설렘이 든다”라며 “머리 스타일이 바뀌어서 많은 분들이 ‘뭐하는 사람인가보다’ 했는데, 요새는 뒷모습만 봐도 달려오셨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또 ‘더 글로리’의 대본을 처음받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김히어라는 “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매력적이었던 게 시작부터 ‘연진아 이제부터 흉흉할 거야’라는 말로 시작되는 거였다. 대본이 모두 애드리브 없이 작가님과 감독님의 계획대로 찍은 거였다. 처음부터 복수를 알고 시작해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 것 같다. 내가 만나지 않은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서 그런 볼거리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대본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는 김히어라는 “오열은 아니었고 눈물이 찔끔 났다. 그때는 다른 작품에 출연 중이었다. 일단 김은숙 작가님과 안길호 감독님은 많은 배우들이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고, 그 분들의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근데 첫 번째 오디션과 두 번째 오디션 때도 느낌이 좋았다. 오디션을 보고 집에 왔는데 퀵으로 대본이 온다고 했다. 나에 대한 확신이 덜해질 때였는데, 바로 이렇게 (대본을) 보내주시니까 연기를 보상받는 느낌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표현하기 싫은 걸 수도 있는데 괜찮은지 정중하게 물어보셨다. 감독님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시면서 같이 가고 싶다고 오히려 같이 해줄 수 있냐고 물으시는 게 감동적이라 눈물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사라’를 표현함에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어떤 인물을 받아들일 때 어렵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세상에는 이해 못할 인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표현의 수위를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걸 정하는 게 매씬 어려웠다. 그리고 그것들이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나의 연기들이 시청자들이 보기엔 너무 정당화되진 않아야하는데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되지 않을까 그걸 조절하는데 생각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를 통해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것과 관련해 “동은이를 만나서 교회에서 컨텍하는 신을 첫 촬영 때 한 번에 찍었다. 그때 많이 떨렸고, 송혜교 언니의 개인적인 팬이라 사적인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다. 리허설을 하고 대기를 하고 있다가 먼저 ‘팬이에요’라고 말했더니, (송혜교가) ‘공연에서 잘한다고 동료들이 칭찬하더라. 나도 떨고 왔다. 나도 연기 열심히 하려고’라고 말했다. 동은이가 받아주는 거니,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라고 호의적으로 해주셨다. 그렇게 해주시니까 쫄지 말고 해야지 생각했다. (촬영이 시작되고) 눈을 보는데 너무 예쁘게 생겨서 바로 시작이 안 됐다. 그렇게 촬영이 시작됐는데 송혜교의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게 동은이 자체 같았다. 그때 (내가) 사라가 딱 됐다. 그 뒤로 반해서 맨날 (송혜교) 언니에게 그 촬영에 대해 매번 이야기했다. 김은숙 작가가 그래서 송혜교라는 배우를 썼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동은 같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더 글로리’에서 가장 욕을 많이 사용했던 캐릭터 중 하나를 연기했던 김히어라는 “(실제로) 그런 찰진 욕은 하지 않는다”라며 “여자, 남자를 구분하긴 어렵지만 남자의 욕을 많이 찾아봤다. 욕이 앙칼지면 캐릭터화될 것 같아서, 오히려 영화 속 검은세계의 남자들 욕을 하면 어떨까 싶었다. ‘부당거래’나 ‘신세계’처럼 욕을 하는 작품을 많이 봤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히어라와 이사라는 어떤 점이 같고 다를까. 김히어라는 “(주변에서) 너와 반반이라고 했다. 실제로 저러는 게 아닌가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공연에서는 정의롭고 능동적인 인물을 많이 맡아서, 이런 걸 잘할 줄 몰랐다고 관계자 분들의 연락이 왔었다”라고 말했다.

극중 마약에 중독된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히어라는 “롤모델을 삼은 건 없는데, 넷플릭스에 마약과 관련된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나라에도 마약을 하신 분이 아예 끊고 나서 중독된 청소년을 위해 봉사하는 분의 인터뷰 등도 도움이 많이 됐다. 종류가 많고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서, ‘사라’스럽게 선택해서 여러 가지를 섞어서 썼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또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의 인기에 대해 “이 정도까지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나는 용기는 생길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시청자로서 대본을 보면서 아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가장 기대하는 변화는, 과거의 그런 것들도 나오지만 이제부터 살아가는 아이들과 청소년들 혹은 어른들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더 글로리’를 보신 분들이라면 (그런 상황에 놓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기대가 된다”라고 희망하는 바를 언급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 문동은(송혜교 분)의 엄마 캐릭터를 언급하며 “내가 가해자를 연기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동은이의 엄마를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 없었기도 했지만 너무 충격적이었다. 백프로 엄마 때문에 동은이가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니지만, 울타리가 그녀의 또 다른 가해자가 된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가 그 친구를 약자라고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해준 거라고는 낳아준 거 하나이기 때문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런 장면들이 마음이 훨씬 아팠다”라는 감상평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의 결말에 대해 “물론 처벌이라는 것만 치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약하게 보일 수도 있다. 재준이처럼 한 방이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좋았던 점은 동은이가 하지 않고 우리끼리 파멸했다는 점이다. 사라가 감옥에서 나오고 나서 그 감당을 오롯이 해야 한다는 점이 괴로웠을 것 같다. 그게 더 잔인하고 현실적이지 않아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더 글로리’까지 연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 덕에 이름도 알리고, 인터뷰도 하지 않나. 작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다. ‘우영우’도 그렇게 잘 될지 몰랐고, 에피소드 중 하나라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공연을) 쉬면서 매체가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하고 다녔다. 그때 ‘괴물’이 되면서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그래서 쉬지는 못했지만, 그런 용기를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이 공개됐으며, 지난 3월 10일 파트2가 공개됐다.

김히어라는 알코올과 약물에 중독된 삶을 사는 화가 이사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