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나의 초이(Choi)톡: OTT의 모든 것을 기자의 분석과 시선을 담아 알려드립니다.
대형마트인줄 알았더니 구멍가게의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무빙’의 뜨거운 관심으로 봄을 맞이할 것 같았던 디즈니+가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며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16일 오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8, 9화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무빙’은 지난 9일 7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후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2개의 에피소드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문제는 16일 오후 4시에 ‘무빙’의 새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는 것. 새 에피소드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무빙’의 업로드 지연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공식 SNS나 여러 채널 등에 지연 이유에 대한 공지를 올리지도 않아 더욱 혼란은 가중됐다.

이를 보다 못한 ‘무빙’의 출연 배우가 직접 나서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무빙’에 출연 중인 배우 류승룡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를 의미하는 사진과 더불어 “뭔가 단단히 오류가 난 것 같다. 7화 플레이바에서 다음화 재생을 하면 8화가 나온다”라는 친절한 설명을 전하며 ‘무빙’의 시청을 유도했다.

그리고 디즈니+가 지연 관련 공지를 띄운 건 공개 예정 시간인 오후 4시에서 약 3시간이 지난 오후 7시경. 디즈니+는 공식 SNS을 통해 “금일 ‘무빙’ 8-9화 에피소드가 지연되어 공개되었습니다. ‘무빙’을 기다려 주신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공개가 지연된 이유, 사과도 없었고 불편에 대한 양해만 부탁했다. 더군다나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기능의 게시물에 공지를 올렸고 현재는 24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공지글은 사라진 상태다.

그동안 디즈니+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무빙’만큼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없었다. 지난 9일 공개 이후 디즈니+에도 봄이 오냐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에, 공개 지연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기대를 실망감으로 바꾸며 결국 디즈니+의 한계를 느끼게 했다.

한편 ‘무빙’ 지연 이유와 관련해 지난 16일과 17일 양일 모두 디즈니+ 측에 문의를 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