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 노개런티 송중기 “건달 영화 로망? 스산한 작품 하고 싶었다” (종합)[DA:인터뷰①]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을 통해 장르적 한풀이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송중기는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화란’ 인터뷰에서 캐릭터보다는 장르적으로 매력을 느껴 출연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무래도 배우들은 다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하는 개인적인 욕망이 있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두자면 내 캐릭터를 하고 싶다기 보다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쪽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예전에 하기로 했다가 내 의지와 다르게 군대에 가는 바람에 못 한 작품이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었던 장르여서 아쉬웠다. 혹자는 ‘송중기 건달 영화 되게 하고 싶었나 보다’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 타이밍에 ‘화란’을 만났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재덕 대표님이 안 시켜주면 어떡하나 벌벌 떨고 있었다. 한이 좀 풀렸다기보다 아직 안 풀린 것 같다. 더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칸에 간다고 처음에 전화 받았을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로기완’ 찍고 있을 때였다. 한재덕 대표님이 전화주셔서 ‘중기야 됐다. 칸 됐다’고 하시더라. 너무 좋아서 밤 촬영에 집중이 안 되더라. 진상이지 않나”라며 “뭔가 칸에 간다는 기대는 거의 안 했던 터라 보람도 느꼈고 기분도 좋았다. 칸에 가서는 유럽 관계자들은 확연히 좋아해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칸에 간 건 처음이라 들떠 있었다. 알아봐주셔서 더 들 뜬 것도 있는 것 같다. 대중들이 어떻게 좋아해주실 지에 대한 물음표는 있지만 개봉한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한 게 컸다면 칸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하기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길 잘했다 싶더라”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을 연기했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채고 손을 내미는 인물이다. 송중기는 “치건의 매력에 먼저 끌린 건 전혀 아니었고 이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이 장르가 되게 좋았다. 항상 작품을 볼 때 대본을 처음 받은 그 당시에 색다른 것에 꽂혀 있었다. 화란의 시나리오가 되게 새로웠고 신선함을 느꼈다”면서 “이후엔 내가 표현해야 하는 게 치건이니까 치건의 매력을 분석하게 됐다. 치건은 어른이지만 영규와 똑같이 ‘성장하지 못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이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역할이 아님에도 ‘화란’을 선택한 송중기는 “주인공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더 큰 시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그런 것에서 개방적이더라. 누구한테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정신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풍부하게 배우 활동을 하는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표님도 말리진 않았다. 오히려 내가 오지랖일 수 있는데 대표님이 말릴까봐 걱정했다. 대표님이 ‘가버나움’ 이야기를 하면서 이 영화를 꼭 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중기는 주인공 영규를 연기한 홍사빈과 영규의 동생 하얀을 열연한 김형서(비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홍사빈이 액션을 하면 나는 리액션만 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나도 배우다보니까 본능적으로 잘하고 싶고, 힘이 들어갈 때가 있어서 절제하려고 했다. 감독님의 ‘너 하고 싶은 영화 생겼으니까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해봐봐’라는 조언을 받아들였고 ‘많이 하지 말아보자’고 생각했는데 욕심이 생기니까 힘이 들어가더라. 빼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사빈은 처음 주인공을 했는데 주인공다워 보였다. 깊고 묵직하더라.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지 되게 묵직하더라. 오히려 자극도 많이 받았다. 진짜 오랜만에 상대 배우와 진짜 가식 없이 찍은 것 같다”며 “김형서는 질투 날 정도로 그 친구의 재능이 부러운 적도 있었다. 가수로도 배우로도 표현하는 도구가 다를 뿐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더라”고 칭찬했다.
또한 송중기는 ‘화란’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것에 대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한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부도 나를 위해서 한다. 상대방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 하는 것도 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 행동이 좋게 되어서 영향이 퍼지면 좋은 거니까”라며 “노개런티도 타인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한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한 건데 칸 영화제에서 초청받아서 아쉬움이 채워졌다. 개봉 후에 영화가 욕도 먹고 칭찬도 받겠지만 잘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의 열연을 담은 ‘화란’은 10월 11일 극장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배우 송중기가 영화 ‘화란’을 통해 장르적 한풀이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송중기는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화란’ 인터뷰에서 캐릭터보다는 장르적으로 매력을 느껴 출연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무래도 배우들은 다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하는 개인적인 욕망이 있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두자면 내 캐릭터를 하고 싶다기 보다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쪽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예전에 하기로 했다가 내 의지와 다르게 군대에 가는 바람에 못 한 작품이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었던 장르여서 아쉬웠다. 혹자는 ‘송중기 건달 영화 되게 하고 싶었나 보다’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 타이밍에 ‘화란’을 만났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재덕 대표님이 안 시켜주면 어떡하나 벌벌 떨고 있었다. 한이 좀 풀렸다기보다 아직 안 풀린 것 같다. 더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는 “칸에 간다고 처음에 전화 받았을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로기완’ 찍고 있을 때였다. 한재덕 대표님이 전화주셔서 ‘중기야 됐다. 칸 됐다’고 하시더라. 너무 좋아서 밤 촬영에 집중이 안 되더라. 진상이지 않나”라며 “뭔가 칸에 간다는 기대는 거의 안 했던 터라 보람도 느꼈고 기분도 좋았다. 칸에 가서는 유럽 관계자들은 확연히 좋아해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칸에 간 건 처음이라 들떠 있었다. 알아봐주셔서 더 들 뜬 것도 있는 것 같다. 대중들이 어떻게 좋아해주실 지에 대한 물음표는 있지만 개봉한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한 게 컸다면 칸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하기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길 잘했다 싶더라”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을 연기했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채고 손을 내미는 인물이다. 송중기는 “치건의 매력에 먼저 끌린 건 전혀 아니었고 이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이 장르가 되게 좋았다. 항상 작품을 볼 때 대본을 처음 받은 그 당시에 색다른 것에 꽂혀 있었다. 화란의 시나리오가 되게 새로웠고 신선함을 느꼈다”면서 “이후엔 내가 표현해야 하는 게 치건이니까 치건의 매력을 분석하게 됐다. 치건은 어른이지만 영규와 똑같이 ‘성장하지 못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이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역할이 아님에도 ‘화란’을 선택한 송중기는 “주인공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더 큰 시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그런 것에서 개방적이더라. 누구한테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정신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풍부하게 배우 활동을 하는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표님도 말리진 않았다. 오히려 내가 오지랖일 수 있는데 대표님이 말릴까봐 걱정했다. 대표님이 ‘가버나움’ 이야기를 하면서 이 영화를 꼭 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중기는 주인공 영규를 연기한 홍사빈과 영규의 동생 하얀을 열연한 김형서(비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홍사빈이 액션을 하면 나는 리액션만 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나도 배우다보니까 본능적으로 잘하고 싶고, 힘이 들어갈 때가 있어서 절제하려고 했다. 감독님의 ‘너 하고 싶은 영화 생겼으니까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해봐봐’라는 조언을 받아들였고 ‘많이 하지 말아보자’고 생각했는데 욕심이 생기니까 힘이 들어가더라. 빼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사빈은 처음 주인공을 했는데 주인공다워 보였다. 깊고 묵직하더라.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지 되게 묵직하더라. 오히려 자극도 많이 받았다. 진짜 오랜만에 상대 배우와 진짜 가식 없이 찍은 것 같다”며 “김형서는 질투 날 정도로 그 친구의 재능이 부러운 적도 있었다. 가수로도 배우로도 표현하는 도구가 다를 뿐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더라”고 칭찬했다.
또한 송중기는 ‘화란’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것에 대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한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부도 나를 위해서 한다. 상대방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 하는 것도 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 행동이 좋게 되어서 영향이 퍼지면 좋은 거니까”라며 “노개런티도 타인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한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한 건데 칸 영화제에서 초청받아서 아쉬움이 채워졌다. 개봉 후에 영화가 욕도 먹고 칭찬도 받겠지만 잘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송중기의 열연을 담은 ‘화란’은 10월 11일 극장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