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글 인 서울’로 극장을 다시 찾게 된 배우 임수정이 ‘로맨스 장인’ 수식어에 대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 덕분에 얻은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로맨스 영화 ‘싱글 인 서울’에서 사랑스러운 매력 뽐내는 임수정
나는 자만추…연말엔 밖에 나가보려고요
로맨스 장인? 멋진 배우들이 만들어준것
마고 로비의 ‘바비’ 같은 영화 만들고 싶다
배우 임수정(44)이 주특기이자 장기인 ‘로맨스’로 돌아왔다. 앞서 개봉한 ‘거미집’을 통해 강렬한 캐릭터로 변신을 꾀했던 그가 22일 개봉되는 로맨틱코미디 ‘싱글 인 서울’에서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다. 영화는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직장에서는 철저하고 프로페셔널하지만 연애에서는 서툴고 허당기 넘치는 캐릭터를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낸 임수정은 “내 안에 연애세포가 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사라졌던 연애세포가 되살아났다”며 미소 지었다.나는 자만추…연말엔 밖에 나가보려고요
로맨스 장인? 멋진 배우들이 만들어준것
마고 로비의 ‘바비’ 같은 영화 만들고 싶다
●“싱글라이프에 만족! 비혼주의자는 아냐”
영화는 ‘싱글 인 서울’이라는 제목처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혼자 사는 싱글 남녀의 사람을 다채롭게 담아낸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 영화 속 인물들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는 그는 “사실 난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 극중 캐릭터와 달리 싱글 라이프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함께도 좋지만 혼자도 즐겁다’는 게 제 기본 가치관이에요. 그래서 여태껏 혼자 인가 봐요. 싱글라이프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 대부분이 책임져야 할 아이나 가정이 있지만 전 그런 책임감에서 벗어나 오롯이 제 삶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 혼자가 좋지만 평생 혼자 살 생각은 없다. “비혼주의는 아니다. 늙어서까지 ‘독거’하고 싶진 않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래도 결혼을 위해서 누군가를 억지로 만나고 싶진 않아요. 전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의 줄임말)거든요. 언젠가는 좋은 사람을 만나겠죠? 다만 제가 진짜 오래된 소수의 사람들과의 약속 말고는 거의 집에만 있는 ‘집순이’에요. 그래서 더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죠. 그런데 이제 연말도 됐으니 좀 나가 볼까 해요. 하하!”
●“이동욱, 최고의 로맨스 파트너”
관객과 팬덤이 붙여준 ‘로맨스 장인’이란 수식어에 대해 임수정은 “함께 호흡했던 훌륭한 남자배우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로맨스는 남녀 주인공의 합과 ‘케미스트리’가 다른 어떤 장르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황정민(행복)과 류승룡(내 아내의 모든 것) 오빠를 비롯해 소지섭(미안하다 사랑한다), 정우성(새드무비), 공유(김종욱 찾기), 강동원(전우치) 등 정말 멋진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왔어요. 운이 좋았죠. 로맨스는 그들이 다 만들어준 거고 전 얹혀있었던 것뿐이에요. 지금껏 만났던 남자배우 중 최고는 단연 이번 영화를 함께 한 이동욱 씨에요.”
최근에는 연기 외에도 영화 제작에도 관심을 갖고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몇몇의 여성 독립영화 감독들과 스크립트도 개발하고 있다. 10∼20 년 이내 연기와 제작을 꾸준히 병행하는 게 목표다. “할리우드에서 마고 로비가 여성 감독님과 함께 ‘바비’를 제작하고 주연까지 했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여자배우들보다는 남자배우들이 더 제작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바비’처럼 앞으로 여성 영화인들과 함께 여성 중심의 서사 작품을 꾸준히 개발해보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