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경규(위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넷플릭스 개그 콘텐츠 ‘코미디 로얄’을 통해 젊은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아래 사진은 이경규가 애플 팟캐스트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요즘 젊은시청자들이 이경규에 열광하는 이유
넷플릭스 ‘코미디 로얄’ 개그 확장
스스로엔 엄격…변화는 적극 수용
유튜브·팟캐스트 콘텐츠 제작도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 큰 공감
42년째 방송가를 누비고 있는 방송인 이경규(63)가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플랫폼과 소재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에만 넷플릭스, 유튜브, 애플 팟캐스트 등 다양한 무대에서 개그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넷플릭스 ‘코미디 로얄’ 개그 확장
스스로엔 엄격…변화는 적극 수용
유튜브·팟캐스트 콘텐츠 제작도
‘끊임없이 배우려는 노력’ 큰 공감
●“모두가 웃고 즐겨야 한다”
이경규의 새로운 무대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개그 콘텐츠 ‘코미디 로얄’이 대표적이다. 그는 앞서 예능프로그램에 주력했던 행보를 틀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최초로 다양한 개그맨이 출연하는 코미디 쇼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배틀 형식의 포맷에서 그는 개그맨 이창호, 곽범, 엄지윤을 이끄는 팀장으로 활약하면서 가수 탁재훈, 개그맨 문세윤, 메타코미디 정영준 대표 등의 팀들과 경쟁했다. “후배들과 계급장 떼고 웃기기 대결에 나설 것”이라는 각오처럼 막판에는 직접 우스꽝스러운 원숭이 분장을 하고 무대에 등장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코미디에 대한 엄격한 소신을 드러내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19금 개그’를 펼치는 메타코미디 팀에게 “코미디의 기본은 공감대다. 온 가족과 전 세계가 보는 콘텐츠에서는 성적인 소재가 선을 넘은 것”이라며 일침을 가하는 장면 등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12일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대중에 ‘어른’의 모습으로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에이디지컴퍼니
●플랫폼 다변화에 집중
이뿐만 아니라 7월 연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를 통해 김용만, 김국진, 박명수 등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포맷의 ‘갓경규’와 영화 제작 경력을 살려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킬링무비’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모든 콘텐츠의 제작 단계에 참여하고,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표방한 ‘스탠드업 쇼’는 대본까지 직접 쓰고 있다.
후배들과 방송가의 상황 등을 냉철하게 분석한 유튜브 영상들은 최고 13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인기다. “코미디언과 배우로 나뉜 우리나라에서는 희극배우가 나올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쓴소리 하고, 강호동에 대해 “사석에서도 다른 이의 험담을 하지 않는 ‘큰 그릇’을 가진 스타로서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하는 장면 등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미디 감각도 뛰어나지만 40여 년간 트렌드와 동떨어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경규는 다양한 OTT를 섭렵하며 최신 영화와 드라마, 예능 콘텐츠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방식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최근 애플 팟캐스트(오디오 콘텐츠)로 ‘킬링무비’ 시리즈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경규는 “이제는 실시간 청취 형식보다 취향별로 골라 들을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며 팟캐스트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