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수상 레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스티븐 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영어제목
BEEF)로 미국 골든 글로브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주연상을 거머쥐며 최전성기를 예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성난 사람들’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 4관왕
‘기생충’ 이후 5년 연속 한국계 수상자 탄생
작품상에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까지 휩쓸어
오늘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도 11개 부문 후보
한국계 배우와 감독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41)과 이성진 감독이 합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골든 글로브에 이어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까지 휩쓸었다.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동양인의 삶을 소재로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으며 작품성까지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기생충’ 이후 5년 연속 한국계 수상자 탄생
작품상에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까지 휩쓸어
오늘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도 11개 부문 후보
1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이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여우조연상까지 주요 부문 4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티븐 연은 “이 작품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서 8일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성난 사람들’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성진 감독 역시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날 여우주연상을 받은 앨리 윙은 “천재 이성진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가장 먼저 인사했다.
드라마는 지난해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골든 글로브에서 남녀주연상 등 3관왕과 크리틱스초이스까지 휩쓴 후 16일 열리는 에미상을 정 조준한다.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시상식에서 드라마는 남녀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는 2020년 영화 ‘기생충’ 이후 5년 연속으로 한국계 수상자가 나왔다. ‘기생충’이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1년 윤여정 주연의 ‘미나리’가 외국어 영화상, 아역배우상(앨런 김), 2022년 ‘오징어게임’이 외국어 시리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지난해 애플TV+ ‘파친코’가 외국어 시리즈상을 수상했다.
이번에도 외국어 시리즈상 부문 7개 후보에 넷플릭스 ‘더 글로리’, ‘마스크걸’, 디즈니+ ‘무빙’, 티빙 ‘몸값’ 등 4편의 한국드라마가 이름을 올렸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한국계 감독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계 미국 배우 그레타 리와 배우 유태오가 주연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도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한국 또는 한국계 제작진이 주요 부문 후보에 포진한 점은 세계무대에서 달라진 ‘케이(K) 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꼽힌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북미 비평가들이 주는 시상식에서 두각을 드러낸 만큼 올해와 내년 주요 시상식의 후보 지명 및 수상에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