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첫 드라마 데뷔 송강호 “또 드라마 할 거냐고요?” (종합)[DA:인터뷰]

입력 2024-06-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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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배우 인생 35년 만에 첫 드라마로 ‘삼식이 삼촌’을 선보였다. 그동안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표현해야했던 영화와는 달리, 긴 호흡의 드라마를 통해 송강호의 연기를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송강호는 첫 드라마 도전에 대한 소감과 더불어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송강호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종영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마친 소감에 관해 “부끄럽다. 좀 더 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어떤 영화, 드라마든 다 똑같은 것 같다. 잘 보기가 쉽지 않다. 자기 연기를 자기가 본다는 게 쉽지 않다. 볼 때마다 민망하고 못 한 것만 보이는 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송강호는 “영화는 두 시간 내외로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의 서사나 캐릭터의 입체감을 아주 임팩트있게 전달시켜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좀 더 섬세하고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뭔가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 여유가 있다. 그런 지점이 조금 드라마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금 더 디테일을 신경 쓰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드라마에 도전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송강호는 “기회가 된다면 어떤 배역의 경중을 떠나서 좋은 콘텐츠가 있고 좋은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그렇다고 영화를 아예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시나리오가 안 들어올까 봐 조마조마하다. 지금 약간 불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대로,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자유롭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마친 뒤 느낀 아쉬움에 대해서도 말했다. 송강호는 “아쉬운 점도 있다. 왜 아쉬운 점이 없겠나. 특히 소재 자체가 글로벌한 소재가 아니라 더 아쉽기도 하다. 그런 아쉬움이 있는데, 사실 그런 아쉬움도 있지만 일종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현식 감독이 애초에 가졌던 형식을 떠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선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게 많은 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을 떠나서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성형과 지표가 넓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격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송강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고 신인상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해 “커뮤니티를 처음 알게 됐다. 매번 보지는 않고,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때 당시에 직접 본 건 아닌데, 누군가가 보고 이야기를 해줬다. 첫 번째로 너무 재밌고 유쾌하고 신선했다. 그래서 계속 재밌게 그이야기를 가지고 왔던 것 같다. 같이 출연한 배우들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놀리다시피 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재밌어하셨다. 앞서 인터뷰에서 나갔는데, 웃자고 드린 말씀이다. 신인상은 한국의 주축이 되는 후배들이 받아야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거미집’에 이어 ‘1승’ 그리고 ‘삼식이 삼촌’까지 연이어 함께 작업 중인 신연식 감독과의 인연에 관해 송강호는 “인연이라는 표현을 자꾸 하는데, 신연식 감독과 계속 작업을 하고 싶은 건 전혀 아니다. 그때 당시에 인연이 됐다. 인연이 되다 보니 ‘거미집’도 찍고 드라마도 찍게 됐다. 약속을 하거나 미리 대본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때 당시 인연이 맞았다는 게 정답이겠다. 예를 들어서 신연식 감독의 전작을 다 보고 매력을 탐구하려고 한 게 아니라, 어떤 감독이든 인연을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된 거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거침이 없다. 캐릭터의 연기가 거침없이 쭉쭉 나오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 드라마 연기는 저렇게 거침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연기했고 너무 잘해줬다. 이규형과 서현우는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잠시 만났었다. 그때도 긴 장면을 한 건 아니었다. 그것만 빼면 다 처음 만나는 후배들이었다. 그런 지점이 새로웠고 좋았다. 거침없이 연기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고 자극을 받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삼식이 삼촌’에는 송강호, 변요한 등의 주연 배우 외에도 다양한 조연 배우들이 등장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관해 송강호는 “저도 깜짝 놀랐다. 너무 캐스팅도 잘 하시고 연기도 잘하셨다. 처음 뵌 분들도 많았다. 신연식 감독님이 캐스팅도 잘했지만, 한국에는 좋은 배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항상 느끼곤 한다”라며 “국무총리로 나오시는 분이 진짜 국무총리 같았다. 어떻게 저런 국무총리를 모셔왔지 싶었다. 진짜 기가 막혔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삼식이 삼촌이 죽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에 관해 송강호는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촬영할 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마지막에 인파 속에 삼식이가 웃는 모습으로 끝나는 것을 촬영하자고 해서 그렇게까지 이야기가 됐다. 마지막에 강원도 양양에서 그 장면을 촬영했다. 부르실 줄 알았는데 안 부르시더라. 만약 그게 들어갔으면 시즌2가 있었을 것. 지금으로는 삼식이는 죽었다고 결정된 거다”라고 답했다.

첫 드라마인 ‘삼식이 삼촌’을 마친 뒤 느낀 부분에 관해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결과를 떠나서,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가 어떤 결론에 이르기까지 어떤 기나긴 흐름과 그 속에서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입체성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새로웠다. 많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송강호는 그런 도전 정신의 원동력에 대해 “안전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누가 봐도 이건 성공할 영화고, 누가 봐도 대중적인 공식을 따르는 작품은 이상하게 마음이 안 간다. 근데 좀 허술하고, 빈틈이 있어 보이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선이 참신하고 새로움이 있다면 좀 허술해도 마음이 가게 된다. 그게 원동력이라면 원동력인 것 같다. 그게 결과까지 좋다면 좋겠지만, 세상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게 늘 그런 식으로 해왔다. 혹자는 ‘기생충’으로 큰 상을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냐고 묻는데, 난 예전부터 그랬다. 그러다 보니 성공도 많이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안전한 길을 안 가려고 하는 이상한 본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자신의 연기에 관해 “자기 연기는 자기가 잘 못 본다. 다 부족하고 모자란 느낌만 든다. 만족하고 너무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자기 자신이기 때문인 것 같다. 본인이 본인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 약간 다른 지점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늘 안주하지 않는 느낌을 드리고 싶다. 어떤 영화가 개봉했는데 몇백만이 들었다가 아니라, 왜 저런 영화를 했을까의 느낌을 줄수 있는. ‘삼식이 삼촌’을 했는데 글로벌 소통이 안 됐다고 하지만 OTT 드라마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형식을 가진 드라마를 했다는 가치라도 조금 들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런 노력을 끝까지 하고 싶다. 물론 결과가 매번 좋지 못할지라도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고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가 맡은 박두칠은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빠른 상황 파악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 어린 시절부터 오직 먹고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살길을 개척하며 살아온 그는,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엘리트 청년 김산을 만나면서 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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