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일상에서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더 나아가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훌훌 털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빈약한 지갑 사정, 집안 어른들 눈치 등으로 인해 이번 추석 연휴에도 눈물을 머금고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런 이들을 위해 14일부터 18일까지 예년보다 긴 5일간 연휴 동안 ‘랜선 여행’을 즐길 수 있는 OTT별 ‘웰메이드 여행 콘텐츠’를 소개한다.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를 ‘간접 경험’하고 싶은 이들은 ‘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딱’이다. 2020년 첫 시즌을 시작한 드라마는 꿈과 직장을 위해 파리에 온 에밀리를 통해 파리 낭만과 허세를 동시에 담아내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등 파리 랜드마크와 프랑스인들의 ‘시크’한 패션 등 볼거리도 한가득이다. 연휴에 맞춰 12일 공개된 시즌4 파트2에는 파리를 넘어 이탈리아로 배경을 확장, 로마의 고풍스러운 거리와 건물들이 등장해 눈을 즐겁게 만든다.
글로벌 ‘톱티어’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과 지민이 입대 전 함께 한 여행기를 담은 ‘이게 맞아?’를 통해 ‘청춘 여행’을 즐겨보자. 2023년 여름 미국을 시작으로 제주도, 일본으로 떠난 두 사람의 여행기가 솔직하면서도 싱그럽게 담겼다. 특히 마트에서 장을 보고 군것질거리를 사 먹으며 신나게 노는 이들의 모습에서 전 세계에 엄청난 팬덤을 이끄는 슈퍼스타가 아닌 ‘평범한 청춘’의 모습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제주도 여행에서는 또 다른 멤버 뷔까지 깜짝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꼭 해외로 나가야지만 여행이 아니다. 7월 첫 방송 이후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tvN 여행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을 티빙을 통해 몰아보며 국내 여행의 참맛을 느껴보자. 어촌의 일거리를 돕고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철 밥상을 차려 먹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을 보면 남해의 아름다움과 어촌의 활력에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다. ‘언니네 산지직송’ 본방 사수를 이미 끝낸 이들이라면 9월 20일 첫 방송을 앞둔 ‘삼시세끼 라이트’ 시청 전 과거 ‘삼시세끼’ 모든 시즌을 복습해 보는 것도 좋다.
왁자지껄한 여행보다는 심심하지만, 담백한 힐링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박하경 여행기’를 추천한다. 일주일 중 딱 하루 즐기는 여행이 삶의 낙인 고등학교 국어 교사 박하경(이나영). “걷고, 먹고, 멍때릴 수 있다면” 어디로든 훌쩍 떠나는 그의 평범한 여행을 소박하게 담은 드라마다. 대전시민천문대, 해남 달마산 미황사, 군산 시민예술촌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민국 곳곳의 여행 스팟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구교환, 한예리, 심은경, 가수 선우정아 등 매회 특별출연해 이들을 찾아보는 것도 드라마를 즐기는 재미다.
‘여행 혐오자’인 당신도 즐길 수 있는 여행 콘텐츠가 있다. 여행을 평생 피하면서 살아온 자칭 타칭 ‘여행 혐오자’인 미국 유명 코미디언 유진 레비가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뜻밖의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여행 혐오자의 일탈 여행’이다. 그리스 고대 역사 지역부터 스웨덴의 울창한 숲까지 독특한 여행지를 방문하며 자신만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유진 레비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여행 욕구를 끄집어내 보자.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린 자녀, 조카들과도 함께 특별한 랜선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스핀오프인 ‘브레드와 월크의 세계여행’은 브레드와 그의 조수 월크가 세계도시를 여행하며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모습을 담는다. 엘리자베스 1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칭기즈 칸, 장제스 등 역사적 위인 뿐만 아니라 아놀드 슈워제네거,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인사들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출연해 재미를 더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