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과 백은혜가 다양한 엄마의 형태를 그려낸다.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에서 권정희 역을 맡은 김혜은과 강서현 역의 백은혜가 다른 모성애로 주목받는다.
제작진에 따르면 김산하(황인엽 분) 모친 권정희는 딸을 잃고 이후 사고를 당해 걷지 못하게 되는 등 복잡다단한 사연을 지녔다. 계속된 비극에 권정희는 극도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으며 안으로 갈무리 되지 못한 고통은 밖으로 튀어나와 아들인 김산하에게 전이됐다. 그런 모자 관계 또한 오래전부터 어긋나버렸다.
하지만 김산하가 그런 권정희의 병간호를 중단하고 10년 만에 해동시로 돌아오며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한층 더 첨예해졌다. 과거의 상처를 빌미로 아들을 옆에 두려는 권정희의 이기적인 욕심과 이제는 벗어나고 싶은 김산하의 대립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이렇게 삐뚤어진 애증으로 얼룩져버린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이어 강해준(배현성 분) 모친 강서현(백은혜 분)은 아들을 타인인 윤정재(최원영 분)의 손에 맡겨놓고 긴 시간 동안 찾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윤정재에게 빚을 갚으러 오면서도 강해준을 보려고 하지 않아 모두를 의아하게 했다. 강해준은 또한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자신에게 연락이 없는 엄마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으로 속앓이를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강서현은 교도소까지 다녀온 과거 때문에 혹여라도 강해준에게 피해가 갈까 숨어 살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강해준과 강서현은 20년 만에야 오해를 풀고 가족으로 다시금 마주할 수 있었다. 오로지 강해준의 행복만을 위해 원망을 받는 일도 개의치 않은 강서현 사랑이 특별했다.
이제 강서현은 윤정재와 초반의 묘한 만남을 로맨스로 완성할 분위기다. 강해준에게는 윤정재라는 ‘마음속 아빠’가 ‘진짜 아빠’가 탄생할 수도 있다.
‘조립식 가족’은 전혀 다른 모성애를 통해 버려진 아이들에게 어른이 행할 수 있는 악함과 선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큰 중심에 윤정재라는 버팀목이 존재하고 아들을 위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강서현이라는 인물이 어른이 어른일 수밖에 없던 모습이 온전히 담아낸다. 반대로 ‘세상 탓’에 미쳐서 남겨진 제 자식까지 상처로 얼룩지게 하는 권정희라는 인물은 현 시대를 반영한다. 나이는 어른이지만, 행동은 어른과 먼 이 시대 일부 성인 자화상이다.
남은 이야기에서 어떤 해피엔딩을 완성할까. 로맨스부터 진정한 가족 우애까지 완성할 ‘조립식 가족’ 결말이 주목된다.
‘조립식 가족’은 27일 저녁 8시 50분 2회 연속 방영을 끝으로 종영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