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보기

‘나완비’ 이준혁 “아빠 판타지 충족? 현실에 없어 상실감 더 커” [DA:인터뷰③]

입력 2025-02-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크게보기

미혼인 배우 이준혁이 아내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 대디’ 역을 맡아 느꼈던 바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이준혁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이준혁은 아이 아빠 연기를 하면서 판타지가 충족되었냐는 질문에 “집에 가면 그런 삶이 아니라서 충족이 안 된다”라며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연기는 업이다. 사실 별 선생님이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연기자다. 동료로서 정말 훌륭한 동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계속 대화해보면서 아이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은 있었다. 충족이 됐기보다는 현실에는 없으니 상실이 더 크다”라고 덧붙였다.

아역배우 기소유와 완벽한 부녀케미를 뽐낸 이준혁. 그는 “별이와는 묵찌빠로 친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별이한테 ‘나한테 아빠라고 할 거니?’라고 물으니 ‘아니요.’ 하더라. 그래서 ‘묵찌빠 10번 해서 지면 할 거니?’라고 물어보니 ‘네’라고 했었다. 결국 묵찌빠를 해서 이겼다. 사실 아이와 연기하는 게 두려웠다. 현장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이와 한 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어느 날인가 별이를 안고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눴다. 정말 놀랐던 건 이 친구는 아역배우가 아니라 정말 프로페셔널한 배우였다. 다른 동료 배우들과 대화하듯이 현장의 고충과 고민들에 대해 길게 나눴다. 별이에게 참 감사하다”라고 회상했다.

별이의 자장가로 이준혁 배우가 만든 ‘아기보’ 동요가 OST로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준혁은 “제가 그 시기에 노래에 꽂혀서 가이드를 만들고 그랬는데, 감독님한테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하고 재미로 들려드렸다. 그런데 감독님이 ‘어 이거 좋은데요? 동요로 우리 드라마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해서 ‘어 그래요? 그럼 제가 아예 제대로 만들게요’ 하고 혜원이를 정식으로 돈을 주고 캐스팅해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제 취미 생활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거 같다”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나완비’ 시청자들이 스토리를 지켜보며 의문을 가진 부분이 있다. 바로 ‘이렇게 완벽한 유은호랑 왜 이혼했지?’다. 이혼 사유에 대해 작가님과 따로 이야기를 나눈 게 있을까. 이준혁은 “사실 저도 대본을 받을 때까진 몰랐다. 저도 대본을 받고 설득이 됐다. 어쩌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보다 가장 충격적인 이유인 것 같다. 은호 역시도 뭔가 어떤 사건이 있었으면 어떻게 해볼까 시도하겠는데, ‘너를 보는데 숨 막혀’ 하니까 이건 뭘 못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해됐다. 상대방이 누구든 내가 듣고 싶지 않은 가장 끔찍한 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어 작품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이준혁은 “저는 어쨌든 거의 20년간을 꿈을 좇아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왜 여기만 보지?’ 나는 이 가정이라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거기서 행하는 모든 것들이 이 시대에 멋있게 주목되었으면 좋겠다. 회사에 나가서 일하는 것만 멋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안에 행해지는 모든 것들이 멋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있는 시기였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만났고, 가족이라는 게 있으면 안정감이 있을 거 같다. 정말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어 이준혁은 “나는 부인을 정말 사랑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라며 “이것도 하나의 언어라고 봤을 때, 아이에게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부인을 정말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세상에 치이더라도 ‘아니야 세상에는 정말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어’라는 걸 느끼지 않을까. 물론 어렵겠지만”이라며 미소 지었다.

유은호와 이준혁 배우와의 닮은 구석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 중엔 제일 닮았다. 사람도 안 죽이고, 조금 더 평범하니 더 나를 쓸 수 있었다. 이 극에서 제가 캐릭터로서의 변주를 강하게 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고, 나의 개인적인 유머감각을 던지자고 했다. 은호랑 조금 비슷한 점은 남을 신경 쓰고, 배려한다는 점이 닮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은호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을까. 이준혁은 “저는 우선 담백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이 친구가 비서니까 공격적이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고,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슴슴한 측면이 있더라도 기둥처럼 있어야 한다는 느낌. 멋있는 사람이란 시대마다 다르지만, 지금 제가 봤을 때 제일 멋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라고 캐릭터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유독 애드리브가 많은 것처럼 보여진다. 이에 이준혁은 “로코라는 장르는 그런 게 들어가야 하는 것 같다”라며 “텍스트가 너무 훌륭해도 막상 사람끼리 부딪쳤을 때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면 대표님과 걷다가 갑자기 농구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지점이다. 농구하는 씬 자체는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그 지점까지 가는 브릿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제가 ‘농구 좋아하세요?’ 같은 위트를 좀 넣으려 했었다. 그런 부분에서 다음 씬이 클리셰더라도 등가교환이 된다고 느껴진다. 그런 접합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준혁이 가장 좋아하는 애드리브 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농구하는 장면도 좋았고, 사탕 먹는 장면도 좋았다. 또 제가 좋아하는 건 블라인드 치고 내리는 장면이다. 이런 동선과 리듬이 되게 중요했고, 음악과 어울려지길 바랐다. 동선을 크게 쓰는 애드리브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씬이 지나갈 때 리듬감이 느껴지니까 좋게 생각한다. 곽시양 씨가 나온 장면에서 창가로 지윤이를 따라가는 거라든지. 그런 건 지문에 쓸 수 없는 거니까”라고 밝혔다.

([DA:인터뷰④]에서 계속)

김승현 동아닷컴 기자 tmdgu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에이스팩토리, 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0 / 300

    오늘의 핫이슈
    占쎌쥙�ο옙占쎌삕占쎌룇�뺟춯琉얩뜑占쏙옙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