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대박났수다’…인생 드라마 등극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영어권에서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라는 제목으로 상황이 어려워도 긍정적으로 헤쳐나가자는 뜻을 담아 공개되고 있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7일부터 매주 4차례에 걸쳐 공개한 드라마는 뜨겁고 시린 인생사를 풀어내 공감을 얻은 덕분에 또 한편의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다. 공개 첫 주 넷플릭스 TV쇼 시청 부문 4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오른 후 2위를 거쳐 정상에 오르며 신드롬급 인기를 입증했다.

드라마는 화제성만큼이나 공개 후 곳곳에서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아이유와 박보검, 문소리와 박해준 등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까지 주목받는 효과를 누렸다.

봄에 해당하는 ‘1막’을 강렬하게 이끌고 퇴장한 애순 엄마 광례 역을 맡은 염혜란부터 관식 엄마 계옥 역의 오민애, 애순과 관식에게 첫 시련을 안긴 여인숙 주인 강말금, ‘졸부’ 김금순, 그리고 ‘학씨 아저씨’란 별칭을 얻는데 성공한 최대훈과 고 강명주의 활약까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완벽한 합을 만들어냈다.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장면을 디테일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추억도 소환했다.

남자와 여자가 나뉘어 밥을 먹는 모습 등 토속적이고 가부장적인 제주의 1960년대부터 쏘나타 차량에서 ‘S’를 떼어가는 소동이 일어난 1990년대 ‘대학 미신’까지 시대적 배경을 세밀하게 그려 몰입도를 높였다.

깊이 있는 대본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린 명대사도 한몫을 차지했다.

“살면, 살아져. 더 독한 날도 와. 죽어라 팔다리를 흔들면 검은 바다 다 지나고 반드시 하늘 보여”, “귀한 자식에게 귀한 것만 보여줄 걸 그랬다. 내 거울 같은 자식에 가슴이 내려 앉았다”, “부모는 미안했던 것만 사무치고 자식은 서운했던 것만 사무친다” 등 가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담았다.

해외에서도 집중적으로 관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는 최근 ‘한국 시대극의 새로운 돌풍’이란 기사를 통해 “60년을 걸친 3대 여성의 운명”이라며 “그동안 한류의 주요 흐름이었던 로맨스 장르가 아니다. 한국의 사회적 변화·일상성을 섬세하게 접목해 공감대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배우인 쉐리 세퍼드도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를 통해 “환상적인 드라마를 발견했다”며 “잔잔하면서도 스토리가 굉장하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