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박나래도 인정…춘봉-첨지 아빠 아닌 ‘코미디언 송하빈’으로 [DA:인터뷰①]
본명 세 글자보다 ‘스타’ 고양이 춘봉이와 첨지의 아빠로 더 잘 알려진 개그맨 송하빈(31). 대놓고 당당하게 ‘고팔남(고양이 팔아 돈 버는 남자)’을 외치던 그가 직접 돈 벌러(?) 전국팔도로 떠난다. 데뷔 7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 전국투어 ‘파이팅’을 펼치는 것.
앞서 언급한 대로 송하빈은 고양이 자매 춘봉-첨지의 집사로 유명하다. 아내 박지연 씨와 결혼 전 함께 시작한 유튜브 채널 ‘언더월드’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귀엽고 무던한 고양이들과 환자복 입은 거구의 남성 조합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했고, 주전자 끓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박 씨의 웃음과 편집 센스가 더해지면서 누리꾼들의 알고리즘에 스며들다 못해 파고들었다. 그 결과 ‘언더월드’는 지난해 미친 성장세를 보이더니 11개월 만에 무려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계단식 성장’ 끝에 이뤄낸 결과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골키퍼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군대를 다녀온 후 인생 노선을 개그로 전향했다. 무작정 찾아간 곳은 한국민속촌. 초가집과 저잣거리를 오가며 신명난 개그 한판을 벌였다. 이곳에서 지금의 아내 박 씨도 처음 만났다.
“골키퍼를 그만둔 후에 ‘내가 뭘 좋아하지?’ 고민했는데 코미디를 해야겠더라고요. 전역하자마자 한국 민속촌에 지원했어요. 온라인에서 정말 핫한 채널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합격하면 스스로 개그맨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으로요. 바로 합격을 한 거예요. 한국 민속촌에서 공연할 때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우리 공연을 보려고 줄을 서 있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이후 송하빈의 무대는 한국 민속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로 옮겨갔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오프라인 코미디 클럽 메타코미디클럽 등에서 매주 다양한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서면서 실력을 키워왔다.
“우연히 유병재 님의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관객들 앞에서 마이크 하나로 관객을 웃긴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마침 ‘피식대학’ 형들이 오프라인으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고 해서 직접 공연장을 찾아갔고, 그 신에 들어가게 됐죠.”
스스로 개그계의 ‘언더독’이라고 표현한 송하빈은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를 통해서도 크게 배웠다. 유튜브로 핫해진 ‘언더독’과 개그계 공채 성골 선배들의 만남. 이경규, 박나래를 상대로 과감하게 ‘로스팅 개그’(상대방의 약점이나 실수를 유머러스하게 지적하는 개그)를 선보인 그는 성골 선배들의 극찬을 받았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선배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더니 콩트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유튜브 경험과 스탠드업 코미디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날고 기는 공채 선배들을 보니 ‘말만 하는 게 코미디가 아니구나’ ‘저런 방식도 코미디구나’ 싶었어요. 특히 문세윤 선배가 신기루 선배를 성대모사 하는데 정말 웃기기도 하고 한 사람을 그대로 흡수한 느낌이더라고요. 예술을 보는 것 같았어요.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공개 코미디가 뭔지, 방송이란 게 뭔지, 이 선배들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웠어요. 방송에 적응할수록 저도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말 값지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렇게 한국 민속촌, 오프라인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 ‘코미디 리벤지’에서 쌓은 코미디 경험의 정수를 이번 공연에 담았다. 대전 서구문화원(5월 10일), 광주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5월 11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5월 17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비슬홀(5월 18일) 그리고 서울 YES24 원더로크홀(5월 24일)에서 송하빈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데뷔 7년 만에 선보이는 첫 단독 전국투어인 만큼 소회가 남다를 터.
“안 웃긴 건 다 버리고 제일 웃긴 이야기로 1시간 알차게 만든 첫 코미디 앨범이에요. 감회가 새롭고 애착감이 커요. 설레면서 긴장도 조금 되고요. 마음 같아서는 빨리 유튜브에 올려서 더 보여주고 싶지만 지금은 공연 위주로 하고 나중에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송하빈은 혹여나 ‘언더월드’ 감성을 기대하고 올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춘봉이와 첨지를 보고 오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언더월드’ 느낌의 전체이용가 개그도 있고 아내와의 에피소드도 있어요. 하지만 공연 후반에는 송하빈의 생각과 상상을 담은 반전도 있어요. 수위가 높고 센 조크들도 있고 일명 ‘섹드립’도 들어갈 수 있어요. 너무 귀여운 감성만 생각하진 마시고 오픈된 마인드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춘봉이-첨지 아빠 혹은 집사가 아닌 ‘코미디언 송하빈’을 보여주고 싶다고. 2025년의 목표는 코미디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가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경험은 언젠가 다 돌아오는 것 같아요. 덕분에 ‘뭉쳐야 찬다’에도 들어갔어요. KBS 유튜브 토크쇼 ‘이웃집 남편들’에도 합류했고요. 앞으로 다양한 예능에 나가보고 싶어요. ‘런닝맨’ ‘아는 형님’에도 나가보고 싶고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기다리고 있어요. 꼭 나가보고 싶어요. 공연도 유튜브도 코미디도,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다 잘하는 코미디언이자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둘 다 놓치지 않고 바쁘게 살아보겠습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본명 세 글자보다 ‘스타’ 고양이 춘봉이와 첨지의 아빠로 더 잘 알려진 개그맨 송하빈(31). 대놓고 당당하게 ‘고팔남(고양이 팔아 돈 버는 남자)’을 외치던 그가 직접 돈 벌러(?) 전국팔도로 떠난다. 데뷔 7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 전국투어 ‘파이팅’을 펼치는 것.
앞서 언급한 대로 송하빈은 고양이 자매 춘봉-첨지의 집사로 유명하다. 아내 박지연 씨와 결혼 전 함께 시작한 유튜브 채널 ‘언더월드’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귀엽고 무던한 고양이들과 환자복 입은 거구의 남성 조합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했고, 주전자 끓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박 씨의 웃음과 편집 센스가 더해지면서 누리꾼들의 알고리즘에 스며들다 못해 파고들었다. 그 결과 ‘언더월드’는 지난해 미친 성장세를 보이더니 11개월 만에 무려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계단식 성장’ 끝에 이뤄낸 결과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골키퍼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군대를 다녀온 후 인생 노선을 개그로 전향했다. 무작정 찾아간 곳은 한국민속촌. 초가집과 저잣거리를 오가며 신명난 개그 한판을 벌였다. 이곳에서 지금의 아내 박 씨도 처음 만났다.
“골키퍼를 그만둔 후에 ‘내가 뭘 좋아하지?’ 고민했는데 코미디를 해야겠더라고요. 전역하자마자 한국 민속촌에 지원했어요. 온라인에서 정말 핫한 채널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합격하면 스스로 개그맨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으로요. 바로 합격을 한 거예요. 한국 민속촌에서 공연할 때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우리 공연을 보려고 줄을 서 있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이후 송하빈의 무대는 한국 민속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로 옮겨갔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오프라인 코미디 클럽 메타코미디클럽 등에서 매주 다양한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서면서 실력을 키워왔다.
“우연히 유병재 님의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을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관객들 앞에서 마이크 하나로 관객을 웃긴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마침 ‘피식대학’ 형들이 오프라인으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고 해서 직접 공연장을 찾아갔고, 그 신에 들어가게 됐죠.”
스스로 개그계의 ‘언더독’이라고 표현한 송하빈은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를 통해서도 크게 배웠다. 유튜브로 핫해진 ‘언더독’과 개그계 공채 성골 선배들의 만남. 이경규, 박나래를 상대로 과감하게 ‘로스팅 개그’(상대방의 약점이나 실수를 유머러스하게 지적하는 개그)를 선보인 그는 성골 선배들의 극찬을 받았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선배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더니 콩트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유튜브 경험과 스탠드업 코미디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날고 기는 공채 선배들을 보니 ‘말만 하는 게 코미디가 아니구나’ ‘저런 방식도 코미디구나’ 싶었어요. 특히 문세윤 선배가 신기루 선배를 성대모사 하는데 정말 웃기기도 하고 한 사람을 그대로 흡수한 느낌이더라고요. 예술을 보는 것 같았어요.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공개 코미디가 뭔지, 방송이란 게 뭔지, 이 선배들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웠어요. 방송에 적응할수록 저도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말 값지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렇게 한국 민속촌, 오프라인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 ‘코미디 리벤지’에서 쌓은 코미디 경험의 정수를 이번 공연에 담았다. 대전 서구문화원(5월 10일), 광주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5월 11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5월 17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비슬홀(5월 18일) 그리고 서울 YES24 원더로크홀(5월 24일)에서 송하빈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데뷔 7년 만에 선보이는 첫 단독 전국투어인 만큼 소회가 남다를 터.
“안 웃긴 건 다 버리고 제일 웃긴 이야기로 1시간 알차게 만든 첫 코미디 앨범이에요. 감회가 새롭고 애착감이 커요. 설레면서 긴장도 조금 되고요. 마음 같아서는 빨리 유튜브에 올려서 더 보여주고 싶지만 지금은 공연 위주로 하고 나중에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송하빈은 혹여나 ‘언더월드’ 감성을 기대하고 올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춘봉이와 첨지를 보고 오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언더월드’ 느낌의 전체이용가 개그도 있고 아내와의 에피소드도 있어요. 하지만 공연 후반에는 송하빈의 생각과 상상을 담은 반전도 있어요. 수위가 높고 센 조크들도 있고 일명 ‘섹드립’도 들어갈 수 있어요. 너무 귀여운 감성만 생각하진 마시고 오픈된 마인드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춘봉이-첨지 아빠 혹은 집사가 아닌 ‘코미디언 송하빈’을 보여주고 싶다고. 2025년의 목표는 코미디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가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경험은 언젠가 다 돌아오는 것 같아요. 덕분에 ‘뭉쳐야 찬다’에도 들어갔어요. KBS 유튜브 토크쇼 ‘이웃집 남편들’에도 합류했고요. 앞으로 다양한 예능에 나가보고 싶어요. ‘런닝맨’ ‘아는 형님’에도 나가보고 싶고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기다리고 있어요. 꼭 나가보고 싶어요. 공연도 유튜브도 코미디도,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다 잘하는 코미디언이자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둘 다 놓치지 않고 바쁘게 살아보겠습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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