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작품 될 듯” 김혜자, ♥손석구와 천국 로맨스 (천국보다 아름다운)[종합]

사후세계를 그리는 특별한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18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천호진, 류덕환, 김석윤 감독이 참석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다. 죽음이라는 인생의 끝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하는 이해숙의 다이내믹한 천국 입성기가 담는다. ‘눈이 부시게’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김수진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석윤 사단’으로 불리는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천호진, 류덕환 등이 출연한다.

김석윤 감독은 “첫 방송을 앞두고 평가받는 느낌이 든다. 최선을 다해 제작했기에 시청자들에게 선물처럼 다가갔으면 하는 설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석윤 감독은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기획 단계부터 김혜자 선생님을 정하고 시작한 작품이다. 그래서 ‘눈이 부시게’ 때 같이 했던 두 작가가 자신들 대본을 쓰는 걸 중단하고 소위 ‘김혜자 프로젝트’인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참여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김혜자라는 배우를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판을 만들까를 고심했던 작품이다.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김혜자 맞춤 작품이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김석윤 감독은 “김혜자 선생님 외에 다른 배우들 역시 기회 단계 때 대본도 없는 상태에서 섭외에 응해줬다. 너무 감사하다. 그렇기에 각 캐릭터를 인지한 상태에서 인물 설정을 완성했다. 모든 배우가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캐릭터를 입게 돼 생동감이 다른 작품보다 더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사후세계 이야기에 대해서는 “김혜자라는 배우가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설정을 고민했는데, 그게 ‘저승 이야기’였다. 천국과 지옥으로 나눠지는 사후 세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지옥은 전체 분량 중 한 회 정도가 나온다. 누구나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을 연출하려고 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천국이라는 공간이다. 단순 판타지가 아닌 이승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을 익숙한 공간에서 다 할 수 있는, 현실과 친숙한 공간에서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시청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의도적인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언뜻 만화 같기도 한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천국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작품 주인공인 이해숙을 연기하는 김혜자는 “대본에 적힌 대로 연기했다. 이해숙이라는 인물은 남편에 대한 애정이 끔찍하다. 남편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아무 준비 없이 이 험한 세상에 내팽겨진 여자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런데 나중에 천국에서 (남편과) 만난다. 이해숙은 보통 같으면 젊은 시절로 가겠다고 할텐데 남편이 가장 예쁘다고 했던 80의 나이로 간다. 남편이 항상 ‘당신은 지금이 제일 예뻐’라고 하는 말을 믿고 80세의 나이로 천국에 간다. 정작 남편은 자기 혼자 젊어져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얼마나 할 이야기가 많겠나. 이해숙은 시청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연출자가 김석윤 감독이라고 하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놉시스도 읽으니 이야기도 재미있더라. 그래서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김석윤 감독을 참 좋아한다”라며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해숙과 고낙준의 끊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이 정말 현실에서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더욱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게 연기밖에 없다”라며 “관심 가는 분야도 연기밖에 없다. 그냥 이것밖에 모른다. 다른 것을 하라고 하면 0점이다. 그냥 연기하는 게 제일 좋고 행복하다. 김석윤 감독님, 같이 작품한 분 모두 도와주니까 연기하기 참 수월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혜자는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대해 “나외에도 인간 사이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만들어진 걸 보니까 어쩌면 실제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족하게 마무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손석구 캐스팅에도 김혜자 추천이 있었다. 김혜자는 “‘해방일지’를 보면서 ‘저 사람 참 좋은 배우구나’ 싶었는데, 김석윤 감독님이 남편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를 이야기할 때 손석구가 떠올랐다”라며 “같이 연기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같았다. 정말 나이 어리지만, 리드를 잘해줬다. 남편처럼 옆에서 버텨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손석구는 “영광이다. 어느 날 갑자기 김석윤 감독이 전화해서 말하더라. 김혜자 선생님이 날 ‘픽’했다고 하더라. 그때 길에서 택시를 잡고 있었다. 정신없는 와주에도 무조건 한다고 했다. 멜로물이라고 물으면서도 한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혜자와의 부부 호흡에 대해서는 “고낙준이라는 인물 머릿속에는 이해숙 밖에 없다. 모든 행동과 말은 이해숙을 위한 거다. 오히려 명쾌했다. 어려운 연기가 아니었다. 마음을 다해서 연기하려고 했다. 선생님 덕분에 그 연기가 더 구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은 리허설조차 마음을 다해 연기하신다. 내가 조금이라도 영악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해숙만 바라보는 인물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국민엄마’ 김혜자와 ‘추앙’이라는 단어로 주목받은 손석구가 부부라는 특별한 관계로 연기합을 맞춘다. 외적인 세월의 나이 차를 넘어 내적인 부부의 시간이 그릴 천국 이야기는 어떤 감동을 선사할까.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19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