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 니엘, 군 면제→솔로 컴백 “모두 내려놓고 새 출발” (종합)[DA:인터뷰]

틴탑 니엘이 군 문제와 관련해 솔직하게 심경을 고백했다. 타의적이지만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된 만큼 올해 한층 더 바쁜 행보를 예고했다.

니엘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솔로 미니 4집 ‘SHE’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군대 문제를 먼저 이야기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문을 뗐다.

1994년생인 니엘은 지난 2021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고 군 입대를 기다려왔으나 장기 대기 끝에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군 면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사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병역법 제65조 제9항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가 소집되지 않고 3년 이상 대기할 경우 적기 사회진출 보장을 위해 전시근로역으로 처분하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에 제대로 된 활동도, 쉼도 그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었다. 니엘은 “당시에도 2년 가까이 활동을 쉬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활동을 하려고 하니 언제 군대에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 스케줄을 잡을 때 항상 염두에 뒀다. 활동 관련 계약서를 쓸 때도 군대 관련 조항을 넣고 움직였다. 해외도 많이 못 나가서 해외 팬 분들도 뵙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틴탑 멤버들도 하나둘 입대하던 시기여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했던가. 번아웃까지 오면서 더욱 고립되고 폐쇄적인 시간을 보냈다. 거의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90kg 가까이 쪘다. 니엘은 우연히 웹드라마 ‘잡고 싶은 녀석들’에 캐스팅돼 의상 피팅을 하러 갔다가 그제야 현 상태를 인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의 62kg까지는 감량하지 못했지만 현재 68kg라고도 덧붙였다.

니엘은 “아예 가수를 그만 둘 생각도 했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았고 다시 하기엔 두려움도 있었다. ‘여기까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쯤 팬 분들이 ‘무대 위 너를 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유튜브로 게임 방송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주셔서 용기냈다. ‘내가 정말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나’ 생각해보니 무대 위였더라. 무대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군 면제를 받으며 드디어 기다림은 끝났고, 시기를 고민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솔로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3월에는 기획사 EL&D(엘엔디)엔터테인먼트를 설립, 회사의 대표 겸 아티스트로 새 출발에 나섰다. 신보는 당초 3월 발매를 목표로 했으나 연기된 것이라고. 두 달 만에 5곡의 미니 앨범을 완성한 것이니 상당히 ‘초고속’이다.

니엘은 “내가 원하는 게 확고했고 준비 과정에서 회의를 많이 했다. 어떤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대중과 팬 분들이 좋아하실지, 내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주제는 ‘이별’. 콘셉트는 팬들이 좋아하는, 휘몰아쳐 아파하고 지쳐있는 느낌. 전반적인 무드에 어울리는 곡들로 트랙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결이 맞지 않았던 자작곡들은 제외했다.


오늘(22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앨범에는 타이틀곡 ‘SHE’를 비롯해 ‘Sapé’(사페), ‘사랑이란 단어에 뭐가 들었든(The Meaning Within Love)’, ‘If you’re the ocean’(이프 유어 디 오션), ‘사랑에 대체 무슨 핑계야(What‘s the Excuse for Love?)’ 등이 수록됐다.

한국적인 R&B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번 앨범은 네오소울과 그루브 팝을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곡들로 구성됐다. 사랑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벅차오르는 감정을 담아냈다. 프로듀서 DOKO(도코)가 함께 앨범 전체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니엘은 “딥한 느낌을 선호한다. 평소 즐겨듣고 좋아하는 음악도 마니너틱하고 딥한 노래들이고 작사, 작곡한 노래들도 딥하게 나오는 편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홀로서기 하는 시작이다보니 내가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중성과 취향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지만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지 않고 다 잊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정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음악도 할 줄 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진솔한 대답을 내놨다.

먼저 타이틀곡 ‘SHE’에 대해 “이별 안에 갇혀서 헤매는 남자를 표현했다. 마이너틱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3번 트랙 ‘사랑이란 단어에 뭐가 들었든’이 기존 니엘이 해온 음악과 결이 비슷한 음악이라고 부연했다. 니엘은 “나 역시 3번 트랙이 ‘최애’였고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SHE’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서정적인 4번 트랙 ‘If you’re the ocean’은 팬들을 생각하면서 불렀고,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5번 트랙 ‘사랑에 대체 무슨 핑계야’는 팬들이 가장 좋아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드라이브송으로 써달라고 요청한 곡이다. 노을 질 때, 퇴근할 때 듣기 너무 좋다. 밴드 세션이 들어가서 멜로디 자체도 쉽고 귀에 쏙쏙 박힌다. 편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아하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틴탑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니엘은 “창조는 군대에 있어서 들려주지 못했고 다른 멤버들은 좋아해줬다. 리키는 뮤지컬 ‘6시 퇴근’을 함께하고 있는데 안무 영상과 노래를 들려줬다. ‘너무 잘될 것 같다’며 곡을 달라고 할 정도였다. 아낌없는 응원 덕분에 확고하게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개인 사비를 쏟아서 만들었고,) 회사 수장인 만큼 어느 것 하나 니엘이 결정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더더욱 애착이 가는 앨범이라고. 니엘은 “1인 기획사를 운영하니 100%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책임도 100% 나에게 있는 거니까”라며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 직원들과 회의하면서 어떻게 하면 ‘느좋(느낌 좋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회사를 설립하기까지 고민 과정에서 조언해준 하이라이트 손동운, 인피니트 성규, 카라 박규리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한 자신의 챌린지 안무는 없지만 오는 챌린지 요청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열어뒀다. 니엘은 INFP와 INTP 사이라면서 “먼저 잘 못 다가가는 편이다. 다가와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러브콜을 흩뿌렸다. 각종 유튜브 채널에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임하려고 컨택을 시도하고 있다고 의사를 내비쳤다.

음악 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지만 팬들을 위한 특별한 무료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장소를 대관하고 팬들을 초대해 사전 녹화처럼 진행하는 것. 니엘은 “4시간 동안 팬 분들과 응원법도 연습하고 같이 이것저것 하는 이벤트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니엘은 “2025년 팬 분들에게 모습을 자주 비추는 한 해를 보낼 것”이라며 “활동 좀 하라고 하실 때 못 비췄으니 이제는 어떻게든 노력해서 최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부디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면서 “올해 틴탑 15주년이기도 하다. 5월에 창조가 전역하면 틴탑으로서도 팬 분들을 만나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열정에 불타있다. 올해 콘서트도 하고 싶고 앨범으로도 인사드리고 싶다. 비슷한 연차 그룹 가운데 조금은 젊은 편이라 옛날 분위기를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EL&D(엘엔디)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