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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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줄 요약
이번엔 ‘더티 워크’, 에스파는 또 한 번 이렇게 장르의 벽을 넘는다
곡 제목은 ‘더티 워크’. 로고는 쇳물처럼 뜨겁고, 콘셉트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에스파가 또 한 번 K-POP 문법을 비틀려 한다. 그들이 던진 떡밥들, 이번엔 어떻게 읽어야 할까?
그룹 에스파가 또 한 번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 중이다. 6월 27일, 싱글 ‘더티 워크(Dirty Work)’로 돌아오는 이들은 정체불명의 장르, 상상불가의 콘셉트, 그리고 다시 한 번 ‘SM다운 실험’을 예고했다.

이번 싱글은 동명의 타이틀곡과 영어 버전, 인스트루멘털 트랙까지 총 세 곡으로 구성됐다. 발매 시점은 27일 오후 1시. 피지컬 음반도 동시 제작돼 예약 판매가 이미 시작됐다. 곡명이 공개된 그 순간부터 팬들 사이에 떠오른 질문은 하나다. “이번엔 대체 어떤 스타일일까?”

● 강렬한 쇳물 티저, 에스파식 복선의 시작
4일 밤, 에스파는 공식 SNS를 통해 ‘더티 워크’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붉고 뜨거운 쇳물이 흘러내려 곡명의 로고를 완성하는 영상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 그 이상이다. 이는 곧 에스파의 ‘쇠맛 콘셉트’가 다시 가동됐다는 신호이자, 그들이 쿨하고 강렬한 일렉트로닉 기반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예고편으로도 읽힌다.

이는 정규 1집 ‘아마겟돈(Armageddon)’과 ‘위플래시(Whiplash)’로 이어진 SMP(에스엠뮤직퍼포먼스) 스타일의 연장선에 있다. 통상적인 걸그룹의 사랑 노래나 상큼 발랄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강철을 벗 삼는 전사들’ 같은 무드다. 이는 데뷔곡 ‘Black Mamba’부터 구축해온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사이버 펑크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흥미로운 포인트는 이번 ‘더티 워크’가 전작들과 얼마나 결이 다를지, 혹은 예상보다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트렌디한 전환을 꾀할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실제로 에스파는 ‘MY WORLD’ 활동기에서 하이틴 콘셉트를 가미한 대중성 중심의 실험을 했고, 이로 인해 기존의 ‘광야’ 세계관과의 균형을 탐색 중인 것으로 보였다. ‘더티 워크’는 이 흐름의 연장일까, 아니면 회귀일까?

● ‘세계관 음악’이라는 장르, 그 안의 실험 정신
에스파는 지금껏 K-POP 역사상 가장 대담한 스토리텔링 실험을 해온 그룹 중 하나다. 단순히 콘셉트를 넘어서 세계관 그 자체를 음악, 영상, 가사, 비주얼에 총체적으로 녹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IP 세계를 감상하는 듯한 몰입을 안겨준다.

에스파는 SMP를 근간으로 한 다장르 믹싱, 미래지향적 사운드, 서사 중심의 가사로 전통적인 아이돌 문법을 부수고 있다.
‘더티 워크’는 이들이 추구해온 독창성과 실험성의 ‘진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댄스, 보컬, 랩의 전 영역에서 고른 실력을 갖춘 팀인 만큼, 퍼포먼스 면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모은다. 각 멤버의 음색과 톤이 뚜렷해 파트 구분이 확실하고, 무대에서의 라이브 실력도 정평이 나 있다.

‘더티 워크’는 단순한 신곡 그 이상의 실험이 될 전망이다. 에스파가 음악으로 무엇을 이야기할지, 이번엔 어떤 세계를 보여줄지, 그리고 과연 그 ‘더티’한 작업이 다시 한 번 K-POP 씬에 충격을 안길 수 있을지.

결국 ‘더티 워크’는 그저 그렇게, 때가 되어 나오는 신곡이 아니라 에스파가 다시 한 번 K-POP의 판을 뒤흔들 전략적 한 수가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