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아 “‘악마가 이사왔다’ 보고 운 이유는…” [DA:인터뷰①]

연기자 임윤아가 180도 상반된 두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임윤아는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인터뷰에서 전날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회상하며 “촬영할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 시나리오를 볼 때 느꼈던 따뜻함, 감독님의 감성이 잘 표현된 것 같다. 한 명의 관객으로서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전날 언론시사회에서 임윤아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안보현이 목격하기도 했던 바. 관련된 언급에 임윤아는 “내 연기를 보고 울었다는 것처럼 보일까봐 (쑥스럽다). 촬영할 때 선지로서 길구를 바라본 마음이 떠오르더라. ‘밤선지’를 연기하면서 느꼈던 감정선과 입장이 떠올라서 뭉클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임윤아가 열연한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 2019년 개봉 당시 942만명이 관람한 영화 ‘엑시트’ 이후 이상근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엑시트’에 이어 이상근 감독과 운명적으로 재회한 임유아. 그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낮에는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평범하게 정셋빵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밤이 되면 무시무시한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를 연기했다. 사실상 1인2역인 셈. 온화한 ‘본캐’는 ‘낮선지’로, 완전히 돌변한 악마 모드는 ‘밤선지’로 불린다.

임윤아는 “캐릭터가 극명하게 다르다 보니까 확확 바뀌는 재미가 있었다. 한 작품에서 다양한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재밌었다”며 “두 캐릭터를 함께 연기하면서 스스로 뭔가 깨고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야가 생긴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낮선지’도 ‘밤선지’도 내가 가진 부분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하고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어느 정도 내 모습과 닮은 지점이 있어서 끌리게 되고 표현하게 되지 않나 싶다. ‘낮선지’도 ‘밤선지’도 평소의 모습과 친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도 다 내가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면이다. 한 가지 다른 건 평소에는 ‘밤선지’처럼 표정을 그렇게 거침없이 하는 순간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낮선지’는 파스텔 톤이고 ‘밤선지’는 비비드한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이 생각한 설정이 디테일했다. ‘밤선지’의 컬러렌즈는 내가 제안했다. 네일아트도 다양하게 해서 보는 재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MBTI로 따지면 ‘낮선지’는 I 성향, ‘밤선지’는 E 성향을 가졌다고 표현한 적 있지만 ‘낮선지’가 마냥 내성적인 성격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주춤하는 부분은 있지만 길구에 대한 마음은 집중적으로 담겨 있었던 것 같다. ‘낮선지’도 길구를 애정하는 마음이 있고 ‘밤선지’도 길구를 향한 마음이 있었지만 결이 달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낮선지’는 길구와 이성적 교류가 있지만 ‘밤선지’는 사랑을 넘어서 애틋한 관계성이 형성된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온전히 내 모습으로 지낼 수 있게끔 해주고, 내 전부를 알고 있는 유일한 단 사람이라고 느꼈으니까. 길구가 내 이름을 진심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윤아는 “설정상 ‘밤선지’의 나이대가 스물이었기 때문에 아직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꾸미는 것에 있어서도 감독님이 ‘다양한 시대를 지켜봐온 사람이니 여러 트렌드에서 본인의 취향을 가지다 보니 지금의 화려한 스타일이 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면서 “연기하면서 ‘밤선지’가 찡한 부분이 생기기도 하더라.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비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기방어적인 모습에서 나오는 어린아이 같은 과장한 표현도 더했다”고 설명했다.

임윤아의 상반된 매력을 종합 선물 세트처럼 만날 수 있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