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룡이 ‘선악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디즈니+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욕망에 사로 잡혀 점점 변해가는 인물을 연기한 그가 “야인 같던 시대의 아버지들을 참고”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류승룡이 ‘선악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디즈니+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욕망에 사로 잡혀 점점 변해가는 인물을 연기한 그가 “야인 같던 시대의 아버지들을 참고”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드라마 ‘파인:촌뜨기들’이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다.

케이(K) 배우계 프리미어 리그란 수식어까지 나올 만큼 출연진의 놀라운 연기력이 인기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믿고 보는 배우를 뜻하는 ‘믿보배’ 류승룡이 또한번 그 진가를 발휘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촌뜨기들’(파인)은 1970년대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둘러싼 촌뜨기들의 꿈틀대는 탐욕과 욕망의 충돌을 그려낸 작품이다.

‘미생’과 ‘내부자들’을 쓴 윤태호 작가와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돈이면 뭐든 가능했던 야만의 시대”

드라마의 중심에는 보물 발굴 프로젝트의 작업반장 오관석(류승룡)이 있다. 관석은 간장게장을 담그려 간장이나 훔치던 좀도둑이었지만 보물선 작업에 뛰어들며 욕망의 화신으로 변신한다.

류승룡은 욕망에 사로잡혀 선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순수 악’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관석이) 처음엔 악인까지는 아니었죠. 당시엔 돈이 곧 법이었고 돈이면 뭐든 가능했던 야만의 시대였잖아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던 마음이 돈을 좇으며 변질된 거죠.”

그런 관석을 악인이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복잡한 인물로 그려낸 건 오롯이 ‘류승룡의 내공’에 기댔다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그는 “그 시대에 그렇게 사는 게 합리화됐던 ‘야인’ 같던 아버지들을 참고했다”고 했다.

류승룡은 배우계 ‘프리미어 리그’와도 같았던 촬영 현장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자들이 서로 존중하며, 가진 필살기를 마음껏 펼치는 꿈만 같은 순간들”이라고 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에서 양관식 역을 맡은 류승룡이 작품을 ’손 안가는 반찬(캐릭터) 없는 훌륭한 한정식 차림‘에 비교, 적재적소 생생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역력한 작품이라 자부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에서 양관식 역을 맡은 류승룡이 작품을 ’손 안가는 반찬(캐릭터) 없는 훌륭한 한정식 차림‘에 비교, 적재적소 생생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역력한 작품이라 자부했다.


‘류승룡의 한정식론(論)이 뭐길래’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 조명하는 큰 수확도 있었다고 했다. 류승룡은 벌구(정윤호)와 함께 극 초반 재미를 ‘하드캐리’한 복근(김진욱)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김진욱 배우가 첫 등장 신이었던 감옥 장면부터 ‘히스 레저’같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줘 모두 자극받았죠(웃음).”

그는 부산 건달 덕산 역의 권동호에 대해서도 “역할을 위해 ‘몸집’까지 불리며 대선배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연기하는 에너지와 기세가 엄청났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류승룡은 ‘파인’을 손 안 가는 반찬(캐릭터)이 없는 훌륭한 ‘한정식 상 차림’에 비교하며, 적재적소 다양한 캐릭터의 존재감이 ‘파인’을 웰메이드 반열에 올렸다고 자부했다.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후 정주행 열풍을 일으키고도 있는 ‘파인’은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감마저 높이고 있다.

“후속 편이 나온다면 정말 좋겠죠. 배우들끼리 ‘다음엔 왕릉을 발굴하러 경주로 가는 건 어떨까’하는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어요. 감독에게 귀띔했더니 재미있어 하던데요?”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