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종이 최근 전편 공개된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에서 본능에 충실한 오희동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양세종이 최근 전편 공개된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에서 본능에 충실한 오희동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970년대 신안 앞 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을 차지하기 위한 촌뜨기 도굴꾼들의 처절한 탐욕을 담은 ‘파인: 촌뜨기들’은 악인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이끄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입고 있다. 양세종은 유혈이 낭자하는 악인 서사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화’ 같은 모습으로 열연을 펼쳤다.

그가 연기한 오희동이 극중 유물을 도굴했다면, 양세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캐내는데 성공했다. 로맨스가 주류를 이루던 기존 필모그래피와 완전히 결이 다른, 그야말로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희동은 동적인 늑대’ 연기하며 쾌감을 느꼈죠”

대본을 처음 읽고 곧바로 심장이 뜨거워졌다고 했다. 양세종은 “대본 정독 후 다음 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며 자신과 “전혀 다른 희동의 충동적 모습에 강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맡은 희동을 본능에 충실한 “늑대 같다”고 표현하며 연기 도중 쾌감을 느꼈음도 털어놨다.

“애초 감독은 저를 ‘미소년’의 이미지로 보셨더라고요. 거친 사내들 틈에서 겉돌지 않으려 몸무게를 늘리고, 외모와 태도도 일부러 투박하게 바꿨어요.”

희동은 드라마의 주요 장치인 보물선 도둑질 실세 오관석(류승룡)의 조카이자 오른팔이다. 이와 맞물려 양세종은 보물선을 찾는 수중 신 촬영을 위해 무게 60kg이 넘는 ‘쇠’로 된 잠수복 차림으로 물 속에 뛰어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머구리(남성 잠수부) 일을 하는 이가 5명 정도 계세요. 장비가 워낙 오래돼 위험하기 때문에 매 촬영 때마다 현장에 나와 도와주셨죠. 교육을 받았어도 무거운 투구를 쓰고 수조에 들어갈 땐 정말 무섭기도 했어요.”

유혈이 낭자한 악인 서사 속 유일하게 로맨스를 꽃피운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임수정의 연기에 감탄했다 전하며, 언젠가 꼭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혈이 낭자한 악인 서사 속 유일하게 로맨스를 꽃피운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임수정의 연기에 감탄했다 전하며, 언젠가 꼭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임수정 선배와 어떤 작품이라도 다시 만나고 싶어”

그는 극 중 삼촌으로 함께 연기한 선배 연기자 류승룡과 실제로도 끈끈한 정을 쌓았다고 했다.

“연극, 뮤지컬도 함께 보고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지요. 올레길도 처음 걸어봤고, 해수 사우나도 같이 했죠.(웃음)”

오희동은 피 튀기는 악인 서사 속에서 유일하게 로맨스를 꽃피운 인물이기도 했다. 극중 정숙(임수정)과의 호흡은 특히나 드라마를 감상한 이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다. 양세종은 연기자가 아닌 시청자 시점에서 작품을 보며 상대역이었던 임수정의 연기에 진심 감탄했다고도 했다.

“함께 촬영하지 않은 장면이었는데요. (임수정) 선배가 표현한 내적 파고에 정말 놀랐어요. 임(수정) 선배와 ‘꼭’ 다른 작품에서 다시 뵙고 싶습니다. 로맨스도 좋고 그 어떤 장르이던 상관없어요!”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