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기대해’의 원곡 작곡가 남기상이 리메이크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세대를 잇는 재해석을 완성했다. 원곡의 발랄한 설렘 대신, 이번 버전에서는 “지금의 나에게 건 기대”라는 한층 성숙한 감정을 중심에 둔 것이 특징이다.

남기상은 최근 급부상한 숏폼 드라마 포맷과 음악 결합에 대한 관심이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숏폼드라마가 대세 흐름이라 눈여겨보던 중, 음악을 숏폼 서사 안에 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기대해’를 새 버전으로 소개하면 의미가 확장될 수 있겠다는 감각이 왔다. 마침 현우 씨가 제 곡을 플레이리스트에 여전히 담고 있다고 하더라. 흔쾌히 함께하자고 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남기상의 오랜 동료들도 합류했다.

“너덜트 프로젝트를 만들었던 강준영 감독, 영화 리뷰어 씨네포유, 작가 백규진, 그리고 다비치 음악 프로듀서 출신 김세한까지 함께했다. 정말 ‘모여서 만드는 작업’이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 “현우 버전은 감정이 달라…심플하지만 단단하게 재해석”

남기상은 원곡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남자 보컬의 감정선과 음색이 자연스럽게 살아나도록 편곡을 진행했다.

“여자 노래를 남자 보컬로 옮기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현우 씨의 감정선이 곡과 잘 맞아떨어질 것 같아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후렴은 트랩 비트 기반으로 강약 대비를 뚜렷하게 하고, 하이햇은 최소화해 여백을 남겼다. 여기에 레트로 일렉트릭 피아노와 리버스 패드를 얹어 보컬을 감싸는 형태로 구축했다.”

그는 웃으며 요약했다.

“장황하게 들릴 수 있는데 한 줄로 말하면, **원곡의 설렘은 살리고, 현우가 가진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감정선을 더 깊게 반영한 ‘심플하지만 단단한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다(웃음).”

협업 소감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정말 성실한 사람이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연습을 ‘적당히’ 넘기는 법이 없더라. 처음 녹음 때는 ‘음… 가능할까?’ 싶었는데(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단단해졌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운 점이 많다.”


● “걸스데이와 함께한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

‘기대해’ 리메이크는 걸스데이 데뷔 15주년과도 맞물린다. 남기상에게 걸스데이는 특별하다.

“걸스데이의 성장과 함께한 작곡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멤버들이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 함께했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최고였다. 다시 한번 걸스데이의 음악을 후배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며 정상을 차지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그는 팬들에게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기대해’, ‘반짝반짝’, ‘여자대통령’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이번 현우 버전 ‘기대해’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걸스데이 멤버들, 팬분들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