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옥주현이 다시 독식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이른바 ‘옥장판 사태’의 재림이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측은 오는 2월 20일 개막을 앞두고 최근 캐스팅 스케줄을 공개했다. 주인공 안나 역에 옥주현, 이지혜, 김소향이 트리플 캐스팅된 가운데 옥주현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전체 5주간 총 38회의 공연 중 옥주현 23회, 이지혜 8회, 김소향 7회로 옥주현이 나머지 두 배우의 출연 횟수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은 회차를 담당한 것. 전체 공연의 60% 이상을 소화하는 옥주현은 개막 첫 주 5회 공연 중 4회를 책임지는 등 실질적으로 극을 이끌며 높은 점유율을 자랑했다. 일각에서는 옥주현의 티켓 파워를 감안하더라도 트리플 캐스팅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가운데 가장 비중이 적은 김소향이 의미심장한 글을 SNS에 남겨 이목을 끌었다. 김소향은 27일 SNS에 “밤 밤 밤. 할많하말(할 말은 많지만 하지 말자)”이라는 짧은 글을 남겨 다양한 해석을 불렀다.

앞서 옥주현은 4년 전에도 캐스팅 관련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른바 ‘옥장판 사태’. 지난 2022년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캐스팅 과정에서 옥주현과 같은 소속사였던 이지혜가 함께 캐스팅되면서 불거진 ‘인맥 캐스팅’ 논란이다. 당시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고 옥주현을 공개 저격하며 시작됐다.

당시 옥주현은 SNS에 무례한 억측과 추측을 한 누리꾼들과 기사에 대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사실 관계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엘리자벳’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강도 높은 단계별 오디션을 거쳤으며 원작사의 최종 승인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로 캐스팅했다고 공정성을 강조했다.

옥주현이 김호영을 포함해 일부 누리꾼들을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소하자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나섰다.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 등이 성명문을 연달아 발표했고 김소현, 최재림, 정선아, 최유하, 차지연 등도 SNS에 성명문을 공유했다. 이들은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한다”라며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가 커지자 옥주현은 김호영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캐스팅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고 재차 억울한 심경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와 관련해 제작사 마스트인터내셔널 측은 “캐스팅과 회차는 제작사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의 고유 권한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